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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동향
부동산 이어 방역 실패까지···정부가 흔드는 '통화 정책'

가계 부채·물가 상승에 금리 인상 필요성 커져

"방역 풀었다 확진자 늘면 조이기만 반복해"

‘샤워실의 바보’ 방역에 꼬이는 한은 '불편·당혹"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지 3주가 지났지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네 자릿수 이상 발생하며 좀처럼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1일 서울시 내 한 대형 쇼핑몰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오승현 기자 2021.08.01




가계부채 급증과 집값 상승으로 인한 금융불균형 위험을 경고하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되도록 확진자 수가 줄긴커녕 늘어나면서 불확실성이 커져 기준금리 인상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통화정책 정상화를 서두르게 한 정부가 이번엔 방역 실패로 금리 인상 걸림돌이 돼 정책 상황을 한층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은이 공개한 지난 7월 15일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고승범 금통위원은 0.25%포인트를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내면서 “실물경제만 보면 금리 조정 필요성이 시급한 것은 아니지만 금융안정을 고려하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를 동결한 다른 금통위원들도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을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로나19 전개 상황과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 만큼 지난달 금통위와 이달 26일 금통위 사이에 나오는 각종 경제지표의 중요성은 어느 때 보다 커졌다. 4차 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정도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내부에서는 4차 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걱정했던 것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먼저 2분기 경제성장률이 0.7%로 당초 조사국 전망치보다 높게 나오면서 연간 4%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4차 확산 영향이 반영된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전월보다 7.1포인트 떨어졌지만 103.2로 100을 웃돌아 아직 낙관적인 수준이다. 1~3차 유행보다 확진자 수는 훨씬 많지만 소비심리 위축 정도는 오히려 작다. 여기에 과거와 달리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한은은 이번엔 대면 서비스업 중에서도 일부 업종에만 피해가 집중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면 서비스업 중에서도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식당 등 일부 업종은 충격을 받고 있지만 미용실이나 학원 등은 4차 확산 속에서도 마스크를 쓴 채 영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내부적으로 파악하는 신용카드 매출액도 1~3차 유행보다 감소 폭이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은 가운데 물가 상승압력도 점차 높아지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점차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피해가 일부 계층에 집중되는 이번 상황이야 말로 정부가 선별 지원을 하고 중앙은행은 금융불균형에 대응하는 ‘폴리시믹스(policy mix·정책 조합)’가 필요한 순간이라는 분석이다.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진단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코로나 확진자 수다.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까지 높인지 한 달이 됐는데 확진자 수는 여전히 1,000명을 넘는다. 지난 27일 1,895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소폭 줄었다지만 여름 휴가철 대규모 이동이 이뤄지고 있고 델타 변이 파생인 ‘델타 플러스’ 감염자까지 나와 안심할 수 없다.

4차 확산의 경제 영향이 아무리 크지 않더라도 매일 확진자 수가 1,000~2,000명씩 나오는 상황이라면 기준금리 인상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담될 수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백신 접종 일정이 한 달만 빨랐거나 코로나19 4차 확산이 한 달만 늦었어도 지금만큼 걱정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학계에서는 방역 당국이 기계적으로 확진자 숫자에만 매달리는 사이 4차 유행은 막지도 못한 채 취약업종 피해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방역 당국이 하는 것을 보면 확진자 수가 줄면 방역 강도를 풀었다가 다시 수가 늘어나면 놀라서 다시 방역을 조이는 ‘샤워실의 바보’가 연상된다”며 “코로나가 발생한 지 한참이 지났는데 달라진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동제한을 완화해도 불안감을 줄일 수 있을 정도로 합리적이고 체계화된 방역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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