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6일 오후 9시 결승 진출을 놓고 브라질과 맞붙는 가운데 절친인 각 대표팀의 수장 김연경(33·중국 상하이)과 나탈리아 페레이라(32·디나모 모스크바)의 만남이 관심을 모은다.
페레이라는 과거 김연경과 한솥밥을 먹던 동료였다. 터키 리그 페네르바흐체와 에즈자즈바시으에서다. 김연경은 지난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으며 '페레이가가 여기로 오면 한국배구 발전에 도움이 되고 나랑 친해서 더 좋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페레이라는 김연경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 김연경'에도 출연한 바 있어 국내 팬들도 '나띠'라는 애칭으로 부를만큼 친숙하다. 이들은 현재 서로 다른 리그에서 활약 중이지만 채팅이나 전화로 종종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페레이라의 인스타그램엔 김연경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여러장 올려져 있다.
페레이라는 언론 인터뷰에서 김연경에 대해 "그는 친구이자 빅스타"라며 "나는 김연경의 열렬한 팬"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도쿄올림픽 조별예선 1차전을 마친 뒤 카메라 앞에서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며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로 둘 중 하나는 아쉬움을 맛봐야 한다. 한국이 브라질을 넘으면 한국 배구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은메달을 확보하게 된다. 미국-세르비아 경기의 승자와 금메달을 다툰다. 브라질을 넘지 못하면 미국-세르비아 경기 패자와 8일 동메달 결정전을 벌인다.
브라질은 세계 랭킹 2위다. 세계 랭킹 11위인 한국보다 객관적 전력에선 앞선다. 상대 전적에서도 18승 45패로 한국이 열세다. 한국은 도쿄올림픽 A조 1차전에서 브라질을 만나 0대3으로 졌다. 지난 6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만났을 때도 같은 세트 스코어로 졌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기세는 무섭다. 조별 리그 당시 세계 7위 도미니카공화국, 5위였던 일본을 잇따라 격파하며 8강에 올랐다. 8강전에선 세계 4위 터키마저 잡았다. 한국은 올림픽 기간 좋은 성적을 내며 세계 랭킹이 14위에서 11위로 올랐다.
'패하면 끝장'인 이른바 단두대 매치에서 한국은 세 번 연속 5세트 명승부에서 웃었다. 조별리그 도미니카공화국전과 일본전, 그리고 8강 터키전에서 김연경과 대표팀, 배구를 시청한 온 국민이 함께 최후에 기뻐했다.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김연경의 절박함과 간절함 덕분에 대표팀은 하나로 똘똘 뭉쳤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첫 메달인 동메달을 딴 역대 한국 여자배구 최고 성적을 45년 만에 깨는 새로운 이정표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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