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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꿈 이룬 김병주 회장…300억 기부해 '서울시립 김병주 도서관' 짓는다

기부금으로 짓는 첫 서울시립도서관

서대문구 시유지에 2025년 완공 예정

김 회장, 도서관 이용하며 설립 꿈 키워

서울시 도서관 건립 계획에 기부 결심

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부금 약정식에서 증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




“책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돼 독서 환경을 갖춘 공간을 설립해보고자 했던 개인적인 바람이 서울시의 협조로 구체화될 수 있어서 가슴이 벅찹니다. 서울시민 누구나 즐겁게 책을 읽고,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되기를 희망합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지난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 약정식에서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의 오랜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서울시는 서대문구에 기부금으로 지어지는 첫 번째 서울시립도서관이 오는 2025년 건립된다고 8일 밝혔다.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김 회장에게 도서관은 책을 통해 언어·문화를 익히며 적응할 수 있도록 지지대가 돼준 공간이었다. 그 경험은 지역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는 도서관을 설립하겠다는 꿈으로 이어졌다.



김 회장은 자신의 영문 이름 ‘Michel ByungJu Kim’을 따서 2005년 설립한 MBK파트너스를 운영 자산 규모가 27조 원대에 이르는 동북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로 키우는 동안 꿈을 이룰 기회를 만났다.

2019년 8월 서울시가 서북·동북·서남·동남권의 권역별 시립도서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김 회장은 기부를 결심하고 서울시에 의사를 전달했다. 미국 이주 전 거주했던 인연이 있는 서대문구에 들어설 서북권 시립도서관을 선택해 건축비 300억 원을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김 회장의 기부가 없었다면 서울시는 시비로 건립할 계획이었다.

서울시는 도서관에 대한 기부가 활발한 해외 사례를 참고해 첫 기부자에 대한 예우로 서북권 시립도서관의 이름을 ‘서울시립 김병주 도서관’으로 짓기로 했다. 기부자의 뜻을 존중해 서울시민들이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운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시립도서관의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연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도서관은 가재울재정비촉진지구에 속한 서대문구 북가좌동 479의 면적 3,486㎡ 규모 시유지에 자리 잡는다.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9,003㎡ 규모로 건축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오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국제 설계 공모, 2023년 2월까지 기본 실시 설계를 거쳐 같은 해 6월 착공해 2025년 6월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서북권의 서대문구에 이어 동북권의 도봉구, 서남권의 강서구 및 관악구, 동남권의 송파구에 총 5개의 시립도서관이 들어서게 된다.

국제 설계 공모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될 도서관 건축을 앞두고 오세훈 시장은 김 회장 가족을 초청해 기부금 전달 약정식을 열었다. 약정식에서 오 시장은 “우리나라도 점차 기부 문화가 발전하고 있지만 외국 사례에 비하면 나아갈 길이 멀고, 특히 개인 재산을 기부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면서 "김병주 회장님이 뿌린 씨앗이 사회를 위해 더 많은 기여를 하는 데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도서관, 시민 누구나 즐겁게 책을 읽고 꿈과 희망을 만들어가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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