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판사가 마약사범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조건으로 징역형을 면하게 해줘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정작 풀려난 마약사범은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말을 바꿨다.
9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해밀턴 카운티 법원의 크리스토퍼 와그너 판사는 지난주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소지한 혐의로 기소된 브랜던 러더퍼드(21)의 선고공판에서 60일 이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명령하고 보호관찰 처분을 내렸다. 그러면서 만약 보호관찰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러더퍼드를 징역 18개월형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판결에는 이유가 있었다. 당시 러더퍼드가 출석한 법원은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와그너 판사가 마스크를 쓴 러더퍼드를 보고 백신 미접종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와그너 판사는 판결을 통해 “백신은 피고인이 소지했던 펜타닐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며 “앞으로 두 달 안에 백신을 맞아 보호관찰소에 증명서를 보여주라”고 말했다.
공판 후 와그너 판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의 역할은 피고인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고 사회 공동체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판사가 피고인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치료 명령 등 결정을 내리는 것은 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러더퍼드 측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보호관찰 조건으로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것은 처음 들었다며 이례적인 판결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정에서 백신 접종에 동의해 풀려났던 러더퍼드는 “백신을 맞지 않으면 감옥에 보낸다는 이번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백신을 맞을 계획이 없다”고 자신의 입장을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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