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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면 3,000명도 시간문제…봉쇄 수준 거리두기 시급"

■전문가 긴급 진단

현행 거리두기 델타 확산 반영 안돼

유흥업소 제한 등 고강도 조치 필요

3단계보다도 완화된 정책 보완하고

감염 취약계층 먼저 접종 서둘러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2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달 말에는 3,000명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4차 대유행의 정점이 아니다”라며 “병상 부족 심화에 대비해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 두기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현행 거리 두기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행 이전에 설계돼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대책은 백신 접종 확대지만 최근 제조사의 공급 제한으로 접종률을 방역 당국이 통제하기 어려워진 만큼 지난 3차 대유행 당시처럼 봉쇄에 준하는 거리 두기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1일 서울경제가 감염병 전문가들에게 현재 4차 대유행 상황에 대한 진단을 들어본 결과 확진자 폭증의 가장 큰 이유로 ‘델타 변이 확산’을 가장 많이 꼽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 2,399명 중 델타 변이는 96.7%인 2,321명으로 나타났다. 알파형(78명)의 30배에 가까운 수치로 사실상 변이의 대부분이 델타인 것이다.

델타 변이는 알파형에 비해 확산 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국이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 연결 고리를 찾고 확진자 발생 장소에 통보하기도 전에 이미 다수에게 전파되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존 방역과는 다른 형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는 (전파 속도가 빨라) 차단 자체가 어렵다”며 “확진자는 추후 2~3주 이상 줄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임상 시험을 이끈 앤드루 폴러드 옥스퍼드대 교수 역시 10일(현지 시간) “(델타 변이 확산으로) 집단면역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며 백신 접종자를 전보다 더 잘 감염시키는 새로운 변이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최대 3,000명 수준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앞서 방역 당국은 감염재생산지수가 1.22 정도인 상황이 이어지면 8월 중순 하루 확진자가 2,331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가 줄어들 이유가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는 4~5월에 설계돼 델타 변이 유행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3차 대유행 때보다 다소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체제에서 델타 변이까지 확산하고 있어 이달 말에는 확진자가 3,000명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결국 정부가 보다 많은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거리 두기의 효과가 시행 초기에 비해서는 크게 떨어졌다”며 “백신 접종 속도가 높아져야 델타 변이의 빠른 전파를 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모더나가 일방적으로 8월 백신 계약분 중 425만 회분 이상의 도입을 연기한 사례에서 보듯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불안정하다. 엄중식 교수는 이에 대해 “현재 백신은 정부가 관리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확진자 급증 시 중환자 병상 부족 사태가 심각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감염 취약 계층인) 50대 이상 연령층에 대한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결국 현재 남은 방안은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뿐이다. 전문가들은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는 지난 3차 대유행 당시보다 완화된 수준으로 평가한다. 이에 따라 유흥 업소 영업 제한 등 강도 높은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지난 7월 1일부터 도입한 총 4단계의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는 시민들의 ‘자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개편 이전에 적용됐던 거리 두기에 비해 일부 조치가 다소 느슨한 게 사실이다. 지난해 12월~올 1월 사이 3차 대유행 당시 카페에서는 포장·배달만 허용되고 영업시간도 9시로 제한했지만 현재는 가장 높은 수준인 4단계에서도 카페 내 취식이 허용되고 영업 제한 시간은 오후 10시로 오히려 1시간 늘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비수도권 중 상황이 좋지 않은 지역의 거리 두기를 4단계로 격상해야 하며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일부 시설의 집합 금지도 확대해야 한다”며 “백신 접종률이 어느 정도 올라가고 방역 대책이 효과를 내지 않는다면 8월 말까지 현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 역시 “소상공인들에 대한 보상을 늘리고 통행을 제한하는 수준으로 거리 두기를 강화해야 한다”며 “거리 두기와 백신이 아니면 델타 변이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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