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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유주의 패권' 접고 '역외균형'으로 회귀하나 [책꽂이]

■미국 외교의 대전략

스티븐 M. 월트 지음, 김앤김북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외교전략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폐기와 동맹 관계 회복을 약속했다.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전면 철수가 예고되고, 이라크 주둔군의 군사 활동은 사실상 중단했다.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와 시민 탄압에 대해서도 개입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학교 국제정치학 교수는 신간 '미국 외교의 대전략'에서 미국 외교의 큰 방향이 전통적인 역외균형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대표적인 국제정치 현실주의 이론가인 그는 책에서 탈냉전기 미국 외교가 자유주의 패권이라는 잘못된 대전략을 채택함으로써 참담한 실패를 겪었다고 지적하며,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이제 미국은 자유주의 패권을 폐기하고 절제된 외교 정책, 즉 미국의 오랜 대전략인 역외균형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1992년 소련 붕괴로 냉전이 종식되자 미국은 우월한 힘을 이용해서 세계를 바꿔야 한다고 믿었다. 그 결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동유럽으로 확장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했고, 우크라이나는 내전 상태에 빠지게 됐다. 이를 두고 저자는 ‘끝없는 전쟁과 국가 건설이라는 사회공학의 수렁에 빠져들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클린턴, 부시, 오바마 세 행정부가 연속해서 같은 외교 전략을 고수한 것은 자유주의 패권에 대해 당파를 초월하는 강력한 컨센서스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 사이 중국은 미국이 구축한 글로벌 경제의 틀에 편입돼 경제 성장을 거듭했고, 강력한 패권 도전국으로 부상했다. 결국 미국의 자유주의 패권 정책은 당초 의도와 달리 민주주의 확산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우위를 약화시키고 라이벌 국가들이 미국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의 외교전략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미국의 자유주의 패권이 미국의 압도적 우위라는 특수 상황의 산물이었다면, 그 압도적 우위가 사라질 경우 미국은 강력한 라이벌과 경쟁하기 위해 현실주의적 대전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논리다.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계속되는 한 미국의 대전략은 보편적 자유주의 질서의 확대보다는 미국에 유리한 세력 균형을 유지하는데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월트 교수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역외균형이 동아시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미중 간 안보 경쟁이 심화하면서 한미 안보 파트너십의 가치는 점점 커지고, 미국은 대(對)중국 균형 연합을 강화하는 데 있어 한미동맹이 핵심적 역할을 맡기를 원할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직접 개입 없이 동아시아 역내균형을 유지하는 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이 그러한 기회를 잡기 위해 전략적 안목과 민첩성을 발휘할 지 여부라고 월트 교수는 말한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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