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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물량, 국내 우선 도입땐 숨통…"全공정 위탁생산 제안해야"

■ 정부 대표단 13일 파견…모더나 항의 방문

이미 두차례 약속 어겨 공급 차질

4,000만회분 중 6%만 도입 그쳐

원액생산능력 1위 삼바 발판삼아

외교력 총동원해 물량 확보 필요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악화하는 가운데 12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을 접종한 시민들이 이상반응을 살피기 위해 모니터링 구역에서 대기하고 있다. /권욱 기자




정부 대표단이 미국 모더나 본사를 전격 방문하기로 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역할 확대에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달 말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더나 백신의 완제품을 국내에 우선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모더나가 두 차례에 걸쳐 공급 약속을 위반해 국내 백신 접종 계획이 차질을 빚은 만큼 이를 지렛대로 활용해 더 많은 백신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모더나가 최근 캐나다에 처음으로 자체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면서 우리나라 역시 외교력을 총동원해 완제품뿐 아니라 전체 공정의 위탁 생산도 제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2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말부터 인천 송도 공장에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완제(DP) 시범 생산에 돌입한다. 시범 생산 후 최종 테스트가 끝나는 오는 9월께부터 올해 말까지 수억 회분의 모더나 백신을 본격적으로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생산한 백신을 공급할 곳과 시기 등은 모더나가 결정할 사안이다. 이번 정부 대표단의 방미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우리 정부가 모더나로부터 올해 도입하기로 한 물량은 약 4,000만 회분이다. 하지만 두 번에 걸친 공급 연기로 현재까지 국내에 도입된 물량은 245만 5,000회분으로 6.1%에 불과하다. 아스트라제네카(AZ)·화이자 등 다른 제약사들은 아직까지 단 한 번도 국내 공급계약을 위반한 적이 없다. 하지만 모더나는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캐나다 등에 대해서도 공급 일정을 일방적으로 변경한 바 있다. 규모가 작은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보니 생산 시설과 노하우가 부족해 생산 물량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현재 모더나는 자체 생산 시설이 없어 스위스의 위탁생산업체(CMO) ‘론자’에 생산을 맡기고 있다. 론자의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백신 물질은 미국에서 소비되고 스위스 공장에서 만든 물질은 미국 이외의 국가에 공급된다. 생산된 백신 물질의 ‘병입과 포장’은 또다시 세계 각국의 바이오 기업에 위탁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단계에 걸쳐 다른 기업들에 단계별로 생산을 맡기다 보면 통제하기 어려운 각종 변수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수준의 제약사인 화이자와 달리 모더나가 감당하기에는 수요가 지나치게 많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병입과 포장을 담당하는 전 세계 여러 바이오 기업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바이오 업계와 의료계는 수억 회에 달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 예정량 중 일부를 국내에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모더나와 협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실화할 경우 국내 도입 물량을 우선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운송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줄일 수 있어 접종이 보다 효율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다. 올해 정부가 글로벌 제약사들과 계약한 총 1억9,300만 회분의 백신 중 모더나 백신은 4,000만 회분으로 비중이 크다. 하지만 이 중 현재까지 도입된 물량은 245만 5,000회분으로 6.1% 안팎에 불과하다. 협상단이 방미 성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량을 국내에 우선 배정하는 협상을 이끌어낸다면 화이자로 한정된 18~49세 백신 물량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전임 질병관리본부장(현 질병관리청장)인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번 방미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 백신의 우선 배정”이라며 “현재는 세계적으로 백신 가격이 다 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 차원에서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라도 백신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그런 결단을 내리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국내 생산이 완제품 단계가 아닌 원액 생산부터 이뤄지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10일(현지 시간) 모더나는 캐나다에 공장을 직접 설립하고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해당 공장의 물량은 주로 캐나다에 공급될 것으로 전망돼 캐나다의 백신 사용 선택지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모더나는 올해만 8억~10억 회분의 백신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유럽·아시아 등 다른 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공장 설립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원액(DS) 생산능력은 연간 36만 4,000ℓ 규모로 세계 1위인 만큼 아시아 지역에서 공장을 찾을 때 우선 검토할 만한 대상이다. 당국 관계자는 “이번 협상은 항의 차원에서 그치면 안 되며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정부 고위급 차원의 외교력이 총동원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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