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011200)이 서울 연지동 사옥을 떠나 여의도 시대를 연다. HMM은 내년 상반기 임대차 계약 종료를 앞두고 여의도의 한 빌딩 입주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입주를 확정지을 경우 2010년 연지동 사옥에 입주한 후 12년, 2016년 산업은행이 최대주주가 된 뒤 6년 만에 현대그룹 품을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내년 상반기 여의도로 사옥을 이전할 계획이다. 여의도 소재 한 빌딩과 임대차 계약을 맺기 위한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HMM은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빌딩 서관을 임차해 사옥으로 쓰고 있다. 계약은 내년 상반기 종료된다.
사옥 이전이 확정될 경우 HMM의 연지동 시대는 12년 만에 막을 내린다. HMM은 현대그룹 산하 현대상선 시절인 2010년 3월 그룹이 연지동에 신사옥을 완공하며 함께 입주했다. 그러나 글로벌 해운사들의 치킨게임 격화, 한국 해운사들의 경쟁력 약화로 2016년 8월 최대주주가 산업은행으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현대그룹과 HMM은 연지동 사옥에서 ‘한지붕 두가족’으로 각자 살림을 꾸렸다. HMM은 연간 20억 원 대의 임차료를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017800)터에 낸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HMM은 서울, 부산, 인천 등 전국에 산재한 사무소 임차료로 연간 30억 4,100만 원을 지급했다.
여의도 사옥 입주로 HMM은 국내 최대 국적선사 입지를 다질 전망이다. HMM과 임대차 계약을 논의 중인 빌딩은 여의도에서 가장 높고 국내에서 세번째로 높은 건축물로 대지 4만 6,465㎡, 연면적 62만 9,047㎡에 달한다. 지하 7층~지상 53층, 69층 오피스빌딩 2개 동 및 쇼핑몰·호텔 각 1개 동을 갖춘 대형 복합문화시설이다. 전례없는 해운 호황으로 올 1·2분기 연속 역대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한 HMM의 재도약을 상징하기에 최적의 사옥으로 꼽힌다. 여의도에는 해운협회도 자리하고 있어 해운 관련 이슈에 대한 협의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실적에 사옥 이전을 앞두고 있지만 HMM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임금·단체협상 난항에 따라 파업 위기가 고조돼서다. HMM은 육·해상 노조가 모두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을 진행 중이다. 조정 중지 가능성이 큰 상황으로 노조는 쟁의권을 획득, 파업 찬반 투표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수출기업의 물류대란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1976년 창사 이래 무파업 전통을 이어온 HMM의 안정적 노사 관계 유지 기조도 깨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해운동맹 ‘디얼라이언스’ 퇴출 가능성도 나온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HMM의 미래 경쟁력 강화와 임금 경쟁력 저하로 직원이 이탈하는 현실을 고려한 중재안이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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