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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상용SW 유지관리요율 높여야

임규건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한국IT서비스학회장

임규건 한양대 교수 (한국IT서비스학회 회장)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디지털 전환이 화두다. 변화의 중심에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존재한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2,427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6.3% 성장한 2,579억 달러를 기록했고 지금도 여전히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디지털 정부 혁신을 위해 행정·공공기관이 운영 중인 모든 정보 시스템을 오는 2025년까지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 소프트웨어(SW) 서비스인 ‘사스(SaaS)’가 디지털 정부 혁신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상용 SW 기업이 SaaS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기존 상용 SW 판매 수익을 포기한 채 제품 개발과 전문 인력 고용, 마케팅 등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 중소기업인 국내 상용 SW 기업들에 SaaS 전환은 기업의 존폐를 걸어야 할 만큼 어려운 도전일 수밖에 없다.

국내 상용 SW 기업들의 SaaS 전환을 촉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각종 국비 지원 사업도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산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SW 제값 받기 현실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오라클·SAP 등 글로벌 기업들의 SW 제품에는 평균 20% 이상의 유지관리요율이 책정되고 있다. 반면 지난해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실시한 국내 상용 SW 유지관리요율 조사 결과를 보면 공공 분야의 평균 요율은 해외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11.1%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업계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SW 기업들은 유지관리비용을 통해 제품의 업데이트와 장애 대응, 사용자 교육 등 필수적인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은 유지관리비용이 부족해 경쟁력 향상을 위한 투자는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유지관리요율 상향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에 진행한 ‘상용 SW 유지관리요율 상향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 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용 SW 유지관리요율을 1% 상향하면 1,620억 원의 자금이 필요하며 15%로 높이면 6,319억 원의 예산이 추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1인당 단순 평균 임금을 5,000만 원이라고 가정할 때 유지관리요율을 15%로 높이면 연간 1만 2,000여 명의 SW 인력을 신규 고용할 수 있다.

유지관리요율 상향은 유지관리 서비스의 질적 향상은 물론이며 국내 SW 기업들이 라이선스 판매, 컨설팅 등의 수익을 SaaS 전환에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제공한다. 클라우드로의 전환은 구매가 아니라 사용한 만큼 서비스 사용료를 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적절한 유지관리요율의 지정은 바람직한 클라우드 문화 정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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