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확산과 공급망 붕괴 등으로 미국 경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견조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감염병의 경제적 영향이 과거에 비해 작을 뿐만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도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22일 한은은 ‘최근 미국경제의 성장둔화 우려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향후 미국경제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일부 공급 차질 지속 등으로 성장세가 일시 둔화될 수는 있겠으나 경제활동 정상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양호한 소비여건과 투자여건, 확장적 재정 운용으로 견조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올해 상반기 중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백신접종이 정체되는 가운데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생산차질 지속, 테이퍼링 조기 시행 예상 등으로 성장률이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고용·생산은 견조한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소비심리·소매판매 등 소비 지표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성장 흐름이 보건위기에서 빠르게 회복되면서 잠재성장 수준으로 근접해 나가는 자연스러운 정상화 과정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코로나19 확산이 성장의 하방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지만 백신의 중증방지 효과 등으로 감염병에 대한 민감도가 하락했기 때문에 경제적 영향이 과거에 비해 작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공급망도 경제활동이 급속히 재개되는 과정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 등으로 산업생산 회복세가 제약되는데 이는 공급능력이 수요의 증가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일시적 현상으로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동 공급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을 지속하겠지만 하반기부터 추가 실업수당이 종료되고 학교가 정상화하면 점차 완화할 것으로 봤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화하면 경제 회복세를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은은 이에 대해서도 연준이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정상화 시기나 속도, 자산구성 등을 조절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급속한 경기둔화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최근 고용 호조와 펜데믹 이후 축적된 저축 등을 감안하면 가계 소비여건은 상당히 양호할 전망”이라며 “정부의 중장기 정책도 관련 민간기업의 장단기 투자증대를 견인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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