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화가 이우환(85)의 1984년작 ‘동풍(East Winds)’이 24일 열린 제162회 서울옥션(063170) 경매에서 31억원에 낙찰돼 작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세로 224㎝, 가로 181㎝인 1984년작 ‘동풍’은 작가가 ‘선’ ‘점’ 연작에서 즐겨 사용한 특유의 푸른색 붓질이 화면을 꽉 채우고 있는 수작이다. 경매 시작가는 20억원이었지만 경합이 붙어 높은 추정가인 30억원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이우환의 종전 최고가 기록은 지난 6월 22일 열린 서울옥션에서 22억원에 낙찰된 1975년작 '점으로부터(From Point)'였다. 푸른색 점이 사각형으로, 주홍색 점이 원형으로 회전 하는 2점 1세트의 작품이었다.
이번 낙찰작은 제작되던 그 해 현대화랑에서 전시됐으며,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같은 시기·비슷한 크기의 ‘동풍84011002’와 비교해도 밀도와 구성 면에서 탁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우환의 ‘바람’ 연작은 1970년대작 ‘점’과 ‘선’에 비해 시장에서 저평가돼 왔으나 위작 논란에서 벗어난 시리즈인데다 작가에 대한 국제적 조명이 쏟아지면서 지난 2019년 홍콩 경매에서 ‘동풍’이 20억 6,000만 원에 낙찰되는 등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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