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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종연횡'에 낸드시장 요동…삼성, 200단 양산 앞당겨 주도권 잡는다

[다시 뛰는 삼성] <하> 반도체 왕좌 수성 '올인'

웨스턴디지털, 23조원 규모 기옥시아 인수 추진

美日 '연합군' 결성 땐 낸드 패권경쟁 3강 구도로 재편

삼성, 내년 가동 예정 평택3공장서 V8 제품 생산 전망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일본 기옥시아 합병 추진 소식은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패권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 주목할 만하다. 앞서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고 중국 양쯔메모리(YMTC)가 128단 낸드플래시를 개발하는 등 업체 간 합종연횡과 신흥 업체의 시장 진입으로 시장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중위권 업체들의 치열한 점유율 쟁탈전은 낸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삼성전자에까지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176단 낸드 하반기 양산 이후 빠른 시일 안에 200단 이상의 낸드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확보하며 압도적인 ‘초격차’ 유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복귀 이후 3년간 반도체 등에 24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과감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웨스턴디지털, 기옥시아 합병 시 삼성전자 위협

웨스턴디지털의 이번 인수는 중상위권 업체 간 치열한 낸드 쟁탈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시도다. 이 회사는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5% 점유율을 보유한 세계 3위 업체다. 만약 약 19% 점유율로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는 기옥시아를 인수하게 되면 33% 점유율을 거머쥘 수 있다.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위협할 수 있을 만한 시장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합병 이후 생산량도 크게 늘어난다. 웨스턴디지털은 조인트벤처 형태로 기옥시아와 일본 요카이치·이와테 공장 등 6개 팹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이 이 공장들을 100% 소유할 수 있게 되면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50만 장 수준의 낸드플래시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1위 삼성전자의 월 낸드플래시 생산량보다는 10만 장가량 적지만 SK하이닉스의 현재 낸드 생산량보다 갑절 이상 많은 양이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업체 간 합종연횡 움직임은 웨스턴디지털만의 사례 가 아니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를 90억 달러(10조 3,000억 원)에 인수한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

웨스턴디지털과 기옥시아 간 합병이 가시화하면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웨스턴디지털 등 ‘3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양사 간 결합이 가시화된다면 낸드 시장은 사실상 3강 체제로 바뀔 것”이라며 “반도체 웨이퍼 시장 등 이미 과점화된 업종처럼 낸드 공급사 점유율이 중장기적으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신흥 업체들의 과감한 도전도 괄목할 만하다. 한 예로 중국 대표 낸드 업체인 YMTC는 지난해 128단 3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발표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에 이어 이달 초에는 양산을 시작했다는 현지 보도까지 나왔다.

삼성전자, 200단 이상 낸드 선점해 '초격차' 확보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2D 낸드플래시를 수직으로 쌓아올린 3D V낸드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출하하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달렸다. ‘초격차’ 전략 아래 생산 물량과 기술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중상위 업체들의 합종연횡과 신규 업체의 도전에 직면하면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이 더 이상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달 24일 이 부회장 복귀 이후 3년간 240조 원을 투자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면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초격차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을 치열하게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전자는 176단 낸드플래시를 올 하반기 평택2공장(P2) 신규 낸드 라인에서 양산할 예정이다. 현재 P2 신규 라인에서 양산을 위한 막바지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세계 유일한 128단 싱글 스택 기술을 활용하면서, 낸드 주변부를 저장 공간 아래로 위치시키는 셀온페리(COP) 기술을 처음으로 도입하며 가격 경쟁력을 가져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단수 경쟁에서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와의 격차가 좁아진 만큼 176단 낸드 생산 이후 200단 이상 V8 제품 개발을 최대한 앞당겨서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내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평택3공장(P3)에서 신규 낸드플래시 라인을 가동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내년 P3 가동 시 낸드플래시 라인 우선 도입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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