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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사회
중국 빅테크·사교육 이어 연예계도 '정화' 나서나

연예인에 벌금 폭탄, 아이돌 팬덤 관리 등 규제 잇따라

‘공동 부유’ 구호에 고소득 연예인이 손쉬운 타깃 지적도

지난 2017년 크리스가 머물고 있던 쓰촨성 청두에 중국 팬 수백명이 몰려 들었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팬덤이 사회안정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본다. /글로벌타임스




중국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집권 3연임을 앞두고 중국이 사회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연예계에 대한 ‘홍색규제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유명 연예인이 탈세 혐의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은데 이어 아이돌 등 연예계 팬덤도 관리 대상에 올랐다. 특정 연예인이 온라인에서 사라진 사건도 일어나고 있다.

28일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일제히 중국 연예계에 대한 비판 의견을 쏟아내며 정부의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겅솽의 탈세 사건은 공평과 정의가 침해받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며 연예계 종사자들에 대한 자기단속을 경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미성년자들의 가치를 왜곡하고 사회적 거버넌스를 위험하게 하는 팬덤 문화를 정화해야 한다”면서 더 나아가 “단순한 사고방식, 오도된 팬의 전투적 행동은 외국 세력에 의해 이용되고 정치적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며 안정과 안보 문제까지 거론했다.

또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도 “무질서한 팬덤은 스타가 고수입을 얻는 주요인으로 탈세를 더 힘껏 검열해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 관변 문화계에서도 연예계에 거리두기에 나섰다. 음악가와 영화인, 방송예술가 등 중국 내 12개 이상의 연예 관련 협회들은 25~26일 각각 ‘직업 기풍 건설’ 관련 좌담회를 열고 직업윤리 준수를 강조했다. 좌담회에서는 “예술계에 종사하고 싶으면 먼저 도덕을 정립해야 한다” 는 등의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공산당 창당 직후부터 문화계에 대한 규제를 진행했는데 일종의 공산당 선전선동에 맞는 문화로 바꾸는 ‘정풍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문화에서도 연예계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연예계 대상 ‘정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 가을로 예상된 시진핑의 3연임 추진을 앞두고 빅테크(대형 기술기업)과 사교육 등에 대한 중국 사회주의 명분의 ‘홍색 규제’ 강화되고 있었다. 이에 더해 지난 17일 중국 공산당 정부가 ‘공동 부유’를 새로운 구호로 내건 후 연예계에 대한 규제가 늘고 있다. 그동안 중국내 연예인들의 고소득이 문제가 됐다는 점에서 ‘공동 부유’를 위한 손쉬운 타깃을 연예인들에게서 찾았다는 것이다. 최근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 빅테크들이 문화·연예 산업에 적극 투자했다는 점에서 빅테크 규제와도 연결되는 상황이다.



상하이 세무당국이 정솽에게 2억9,900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공지. /중국 국가세무총국


이미 연예계에 대한 규제폭탄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7일 중국 국가세무총국은 고액의 출연료를 받고도 이를 숨겨 탈세 혐의를 받는 유명 배우 정솽에 대해 벌금 2억9,900만 위안(약 539억 원)을 부과했다. 이번 탈세 사건은 지난 2018년 역시 유명 배우인 판빙빙이 처분받은 8억8,300만 위안 이후 최대의 연예인 대상 벌금이다.

정솽은 2009년 방영된 중국판 ‘꽃보다 남자’인 ‘같이 유성우를 보자’(一起來看流星雨)의 여주인공으로 나와 스타가 됐지만, 최근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낳은 아이를 버린 것으로 알려져 대중의 비난을 받고 연예계에서 퇴출된 상태였다

이들에 앞서 아이돌 그룹 엑소의 전 멤버인 캐나다 국적자 크리스(중국명 우이판)가 강간죄로 공안에 체포된 바 있다.

개별 연예인에 대한 단속 강화뿐만 아니라 연예계 전반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연예인 인기 차트 발표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는 미성년자가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을 엄금하는 등 미성년자의 참여를 엄격히 통제하고, 연예인 팬클럽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드라마 ‘황제의 딸’과 영화 ‘적벽대전’ ‘뮬란’ 등을 통해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중국 여배우 자오웨이(조미)의 작품과 그이 신상이 최근 중국내 온라인에서 사라진 것도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자오웨이는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는 등 상당한 자산가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에서 2014년 알리바바 계열인 알리바바픽처스에 투자해 수천억원의 평가차익을 낸 바가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당국이 최근 알리바바와 관련된 인물을 솎아내는 것과 이번 일이 관련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의 새로운 희생양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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