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민주당 원로들을 만나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에 쓴소리를 들었다. 참석자는 문희상·임채정·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유인태 전 의원 등 당 원로들이었다. 이들은 개정안 필요성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강행처리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원로들이) 언론개혁의 필요성이 있고 국민들도 법에 대해 찬성을 하고 있지만, 여러 사람들과 손을 함께 잡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공통적으로 하셨다”고 설명했다. 현재 야당을 비롯해 언론계와 학계 등에선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언론중재법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 이를 감싸안으며 추친해야한다는 취지로 조언한 셈이다. 고 수석대변인은 "언론 개혁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꾸준히 노력했던 사항이지만 길은 지혜롭게 현명하게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원로들은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목소리로 신중론을 내세웠다. 유인태 전 사무총장의 경우 “자충수”라고 경고했고, 문희상 전 의장도 "쥐 잡다가 독을 깬다. 소를 고치려다가 소가 죽으면 어떻게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송 대표는 이날 고문단 회의에 앞서서는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 민언련·민변 관계자 등을 각각 만나 언론중재법 처리 방침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배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언론중재법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지만 공영방송 체제, 신문법, 지역신문발전법 등을 한꺼번에 논의할 장을 민주당이 열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고, 이에 송 대표도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고 배 원내대표가 회동 후 기자들에게 전했다. 송 대표의 민언련·민변 면담에 동석했던 김용민 최고위원은 브리핑에서 "(이들 단체가) 법에 실효성이 없으니 더 강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전달했고, 일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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