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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는 뒤로 한 채…유기동물 100여마리와 아프간 탈출한 영국인

/트위터 캡처




아프가니스탄에서 유기동물 보호소를 운영하던 영국인이 유기견과 유기묘 등 160여마리를 데리고 탈출했지만 아프간인 직원들은 데려오지 못해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현지시간) BBC·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카불에서 동물보호소를 운영하던 폴 파딩은 자신과 유기동물들이 탄 전세기가 영국 히스로 공항에 도착한 뒤 "부분적 성공"이라며 "복잡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파딩은 아프간인 직원들 없이 동물들만 데리고 탈출했다. 동행한 수의사에 따르면 해당 전세기에는 개 90∼100마리, 고양이 60∼70마리가 탑승했다. 당초 파딩은 유기견·묘 약 200마리, 직원·가족들과 함께 탈출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딩의 재단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훌륭한 팀이 남겨진 것은 끔찍한 충격"이라고 썼다.

전직 영국 해병 출신인 파딩은 지난 2006년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에 파병됐는데 돌보는 사람없이 떠도는 개들이 많은 것을 발견하고 이듬해 동물 자선단체 ‘나우자드’를 설립해 현지에서 동물보호 활동을 펼쳤다.

파딩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영국 공군이 마련한 비행기로 대피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군이 동물을 태울 수 없다고 거부하자 이에 파딩은 동물들을 함께 데려가지 않으면 자신도 떠나지 않겠다고 버텼다. 동시에 그는 동물 수송용 전세기 마련을 위한 온라인 모금활동을 벌였다.



/나우자드 홈페이지 캡처


파딩은 "애완동물보다 사람이 우선"이라고 정부를 거칠게 공격한 끝에 전세기 이용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애초 철수를 계획했던 현지 통역사 등이 탈출에 실패하면서 현지에서는 논란이 불거졌다. 일각에선 동물들을 구하느라 정작 영국을 도왔던 아프간인들은 대피하지 못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아프간 참전용사인 톰 투겐트하트 하원 외무 특별위원장은 전날 LBC와의 인터뷰에서 "공항으로 사람들을 데려와 탈출시키는 게 어려운 상황에서 개 200마리를 데려오는데 많은 병력을 사용했다. 반면 내 통역사의 가족들은 살해당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역사 한 명이 며칠 전에 '왜 5살짜리 내 아이가 개보다 가치가 작냐'라고 물었다"고 덧붙였다.

아프가니스탄에 세 차례 파병된 이력이 있고 통역사 구출을 지원해온 앤드루 폭스 소령도 “탈레반은 동물이나 동물을 돌본 서양인들을 죽이려는 게 아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일한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다”며 "영국 국적자와 통역사들을 밖에 내버려 두고 동물들의 공항 진입을 도운 것은 미친 짓이다"라고 꼬집었다고 더 타임스가 30일 전했다.

역시 아프간 참전군인인 제임스 볼터 소령은 "아프간 정치인이나 특수군만큼 가치가 있느냐"라며 "전세기는 영국군과 일한 직원 수백명을 데려오는 데 쓰일 수도 있었다. 남은 사람들이 왜 영국은 그들보다 유기동물을 구하는 데 더 애쓰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해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파딩은 그동안 동물들이 사람보다 우선은 아니라고 부인하며 동물들은 화물칸에 실으면 된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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