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한국사회의 중요한 화두로 부상한 ‘공정’ 하면 한국인은 ‘경쟁’을, 외국인은 ‘정의’를 떠올린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정을 바라보년 내·외국인의 시각 차이를 단적으로 드러낸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은 3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문화소통포럼(CCF) 2021’에서 ‘문화와 공정, 그리고 소통, 코로나시대’ 설문조사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공정’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하 복수응답)을 묻는 설문에 ‘경쟁’을 선택한 한국인 응답자가 전체의 80.56%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투명성(59.72%), 정의(58.80%)가 2, 3위에 올랐다. 반면 외국인은 ‘정의’가 떠오른다는 응답이 93.06%로 가장 많았다. 경쟁은 55.09%로 1위와 다소 차이가 나는 2위를 기록했으며, 투명성을 선택한 응답은 49.07%였다.
‘소통’에 대한 이미지를 묻는 설문에서도 서로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외국인들은 소통 하면 떠오르는 것으로 경청을 75.46%로 가장 많이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공유와 대화를 꼽은 응답이 각각 70.31%, 61.11%였다. 반면 한국인은 ‘대화’를 고른 응답이 86.57%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경청(73.61%), 공유(53.70%) 순으로 조사됐다. CICI 측은 “한국인이 ‘소통’하면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생각하는 반면 외국인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집중하여 듣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최근엔 나누는 것에 방점을 두는 ‘공유’가 소통의 새로운 가치로 떠오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코로나19를 두고도 한국인과 외국인이 생각한 이미지는 달랐다. 한국인은 코로나19 하면 ‘마스크’가 떠오른다는 응답이 81.48%로 가장 많았던 반면 외국인들은 백신을 꼽은 응답이 88.89%로 가장 높았다. 또한 한국인들은 ‘거리두기’를 꼽은 응답이 40.74%로 3위를 차지했지만 외국인들의 응답 중 3위는 질병(25.93%)이었다. CICI 측은 “외국에서는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하며 ‘위드코로나’로 전환하는 국가들이 상당수인 반면 한국에서는 아직 코로나 확산 방지에 중점을 두며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를 시행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해석했다.
한편 CICI는 이번 설문조사에 대해 한국인과 외국인 각각 216명씩 총 432명에 대해 지난달 28일부터 한 달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한국인에 대해서는 여론 주도층을 대상으로, 외국인 대상으로는 한국 문화를 경험해 본 이들로 한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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