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8월 19일 미국 본사에서 ‘AI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날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인간의 신체와 닮은 로봇)인 ‘테슬라 봇’, 자율주행 슈퍼컴퓨터 ‘도조’ 등 핵심적인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행사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고 수만 명이 시청하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테슬라의 발표에 주목했을까. ‘앞으로 세상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라는 물음에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테슬라가 보여준 미래 비전은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세상을 바꾸겠다는 기업가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불확실성에 도전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내는 기업가 정신은 한 기업의 성장을 넘어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기업가 정신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가. 주지하다시피 우리 사회에는 기업가 정신을 훼손하는 반기업 정서가 만연해 있다.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트러스트 바로미터’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기업 신뢰도는 최근 5년간(2016~2020년) 조사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반기업 정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일부 기업인의 일탈 행동이 전체 기업인의 모습으로 왜곡되거나 TV 드라마, 영화에서 기업인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표출되면서 기업에 대한 막연한 반감이 고착됐다는 지적이다.
반기업 정서 확산은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통해 이룩한 성취를 사회적 불평등의 주범으로 전락시킨다. 기업은 이익을 독점하는 집단으로 오인돼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한다. 기업에 대한 반감은 과도한 규제를 양산하고, 시장을 옥죄는 규제는 기업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약화시킨다. 기업가 정신을 잃은 사회는 결국 쇠락할 수밖에 없다. 기업가 정신의 회복이 국가적 과제로 이뤄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사회에서 기업가 정신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에 대한 왜곡된 시각과 과도한 규제를 걷어내고 기업과 기업인을 격려하고 존중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기업 스스로도 잘못된 관행을 혁파하고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을 실천하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또한 사업에 실패한 기업인을 패배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소중한 경험을 축적해 한 발 더 성공에 근접한 경력자로 우대해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과거 우리 기업들은 불굴의 기업가 정신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시행착오를 거듭해 오늘날의 성공을 이뤄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를 지속 발전시켜 새로운 도약의 길로 이끄는 것 역시 기업가 정신이다. 세상을 바꾸는 기업가 정신이 꽃피울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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