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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0일 홍남기…코로나 위기 극복 선방했지만, 집값·물가급등은 아킬레스건

역대 가장 많은 예산안 10번 편성

전국민 지원금 반대 등 소신 관철

사심없는 업무 열정 文 신임 각별

내년 강원도지사 출마설엔 손사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2년 예산안 및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1,000일을 맞았다. 지난 2008년 기재부 출범 이후 최장수 장관이자 옛 재무부와 경제기획원까지 합쳐도 역대 네 번째로 재임 기간이 길다.

5일 기재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2018년 12월 11일 취임해 1,000일이 됐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역대 가장 많은 예산을 편성한 경제정책 수장이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세 번에 걸친 본예산, 2019년부터 올해까지 일곱 번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안 등 총 열 번의 예산안을 편성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최근 들어 당정청 관계에서 현안을 놓고 자신의 목소리를 관철해내는 대목이다. 올해 1·2차 추경에서 여당의 전 국민 지원금을 방어한 것은 ‘한정된 재정 상황에서 피해 계층에 두텁게 지원하는 게 맞다’는 곳간지기로서의 소신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 확장 재정 기조가 이어지더라도 내년 본예산(604조 4,000억 원) 규모를 올해 본예산과 두 차례의 추경을 합한 총 지출(604조 9,000억 원)보다 축소해 제출한 것도 전례가 없다. 지난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놓고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해임’ 발언과 대주주 주식양도세 기준 10억 원 유지 과정에서의 ‘사의’ 표명을 거치며 언제부턴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제는 부처를 지키려고 국회에서도 OB 선배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언성을 높이는 모습이 빈번하게 보인다.

사심 없는, 일에 대한 열정 만큼은 모두가 인정한다. 초창기 홍 부총리를 경제 컨트롤타워로 인정하지 않는 듯했던 청와대의 ‘어공’들도 그의 성실성을 보고 존중하기 시작했다. 별다른 설화를 일으키지 않고 우직한 성격이어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도 두텁다. 그는 학창 시절에 자정 도서관 문을 닫을 때 가장 늦게 나가 ‘고장난 탱크’로 불렸다. 이러한 성격을 보여주듯 일주일에 한두 차례 열리는 오전 회의 모두발언은 새벽까지 직접 ‘독수리 타법’으로 수정해 메시지를 낸다. 지금까지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비롯해 208회의 장관급 회의체를 가동했고 현장 방문 횟수만 100회에 달한다.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발생 이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자립화를 이끌었고 코로나19 초기 마스크 대란 때도 범정부적 총력전을 펴 수급 안정에 기여했다.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경제·사회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3년째 범정부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대응하고 있다. 빠른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도 성과로 꼽힌다. 올해 정부는 4.2%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정부 내 고위급 방역 회의체에서 가장 강력하게 경제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왔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내년 강원도지사 출마설이 나오지만 본인은 극구 손사래 친다. 본인의 관심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뒤를 생각할 여유가 없고 지금에 충실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경제가 정상 궤도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넘치는 시중 유동성에 따른 부메랑은 만만치 않은 과제다. 부동산 시장은 홍 부총리에게 아킬레스건이다. 연일 집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전세 가격 이중구조 문제는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양도 차익을 불로소득으로 간주하는 현 정권 체제에서는 더 이상 내놓을 카드가 없다. 최근 그는 간부들에게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 아이디어를 내도록 주문했다. 8월까지 5개월째 2%대로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물가도 부담이다. 특히 위기 극복 과정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타격이 크고 K자형 양극화가 심화되는 점은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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