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경선 룰 쟁점인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여부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든 결과는 상처만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홍원 국민의힘 선관위 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힐 정도로 내홍이 너무 깊었던 데다 만장일치의 결과가 나와도 후보들이 100% 받아들일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선관위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역선택 방지 도입 여부를 표결에 부쳤다. 선관위는 지난 3일 회의에서 선관위원 12명에게 의견을 수렴한 결과 역선택 방지 도입 반대에 6표, 중재안에 6표로 동수 의견이 나왔다. 중재안은 역선택 방지를 적용한 여론조사와 적용하지 않은 여론조사 두 개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이에 선관위는 주말 동안 숙고할 시간을 가진 뒤 이날 결론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를 앞두고 선관위와 일부 대선 주자들 간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역선택 도입에 반대하는 주자 8명 중 안상수·유승민·하태경·홍준표 후보 등 4명은 이날 선관위 행사인 ‘공정경선 서약식’에 불참했다. 이들은 전날 공동성명을 내고 “당 선관위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않기로 한 경선준비위원회 원안을 즉각 확정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서약식 행사를 앞두고 이준석 대표와 만나 “권위가 서지 않는다”는 취지로 사의를 드러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표가 정 위원장에 대해 굳건한 신뢰와 지지를 표명하며 만류하면서 사의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서약식 행사 모두 발언에서 “정홍원 위원장은 지도부의 무한 신임과 지지를 받고 있다”며 “앞으로 주자들은 성숙한 방식으로 이견을 표시하고 선관위에 대한 기본적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형 후보는 주말 사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최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저는 처음부터 당이 정하는 대로 하기로 하고 들어왔다”며 “그간 혼란을 드린 점 죄송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역선택 방지에 찬성하는 주자는 윤석열·황교안 후보만 남았다. 원희룡 후보는 역선택 방지와 관련해 의견을 내지 않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