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캔틀레이(29·미국)가 6일(한국 시간) 번 돈은 그가 지난주까지 1년간 23개 대회에 출전해 모은 시즌 상금 763만 달러의 거의 두 배다.
지난주 ‘미친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를 누르고 우승했던 캔틀레이가 이번에는 세계 랭킹 1위 욘 람(스페인)을 물리치고 ‘1,500만 달러의 사나이’에 등극했다.
캔틀레이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파70)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나흘 합계 21언더파로 1타 차 정상에 올라 페덱스컵 우승 보너스 1,500만 달러를 거머쥐었다. 우리 돈으로 무려 175억 원이다.
페덱스컵은 매 대회 걸린 포인트로 그 시즌 주인공을 가리는 시스템이다. 캔틀레이는 지난주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에서 6차 연장 끝에 디섐보를 꺾고 우승하면서 페덱스컵 랭킹 1위에 올랐다. 1위 보너스 10언더파를 안고 이번 대회를 시작한 그는 나흘간 11언더파 269타를 보태며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람에 2타 앞선 선두로 4라운드에 나선 캔틀레이는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줄였다. 경기는 같은 조 람과 1 대 1 매치플레이처럼 펼쳐졌다. 5번 홀(파4) 보기 때 버디를 맞아 1타 차로 쫓긴 캔틀레이는 6번 홀(파5)에서 바로 버디를 잡아 한숨을 돌렸다. 이후 9번 홀(파3) 티 샷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보기를 적으면서 다시 1타 차가 됐는데, 158야드를 남기고 친 16번 홀(파4) 두 번째 샷을 핀 1m쯤에 붙여 다시 2타 차를 만들었다. 캔틀레이는 티 샷부터 모든 샷이 흔들린 17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1타 차 최대 위기를 자초했으나 18번 홀(파5) 2퍼트 버디로 승부를 끝냈다. 217야드를 남기고 친 6번 아이언 샷이 압권이었다. 핀 3m 남짓한 지점에 멈춰 세우면서 3타 만에 그린에 올린 람의 희망을 꺾었다.
시즌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 공동 50위(302야드)인 캔틀레이는 대부분의 홀에서 티 샷이 람에 뒤졌다. 하지만 먼 거리에서 핀에 가깝게 붙이면서 람에게 부담을 안겼다. 캔틀레이보다 4타 적은 6언더파를 안고 이번 대회에 나선 람은 20언더파로 시즌을 마쳐 페덱스컵 2위 보너스 500만 달러를 받았다. 람은 “나도 잘 쳤지만 캔틀레이가 이겼다. 놀라운 골프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캔틀레이는 “지난 며칠간 안 하던 실수가 나왔지만 오늘은 훌륭했다”고 밝혔다.
캔틀레이는 2020~2021 시즌에만 4승(통산 6승)을 올렸다. 그는 ‘아이스맨’ ‘패티(Patty·패트릭의 애칭) 아이스’ 등의 별명에 걸맞게 올 시즌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스크램블링(그린을 놓친 홀에서 파 이상 점수로 막는 확률) 부문 전체 1위(67.6%)에 올랐다.
재미 교포 케빈 나가 16언더파 3위로 400만 달러를 챙겼고,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15언더파 4위, 디섐보는 13언더파 7위로 마쳤다. 손목 부상으로 기권한 브룩스 켑카(미국)도 39만 5,000달러의 보너스를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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