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6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점령으로 그간 아프간에 이뤄지던 서방의 기부가 끊겨 의료시설 90%가 폐쇄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락 브레넌 WHO 지역 비상국장은 이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내) 전국 2,300개 의료 시설 중 90%가 빠르면 이번 주 문을 닫아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브레넌 국장은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서방의 기부자들에게 탈레반과는 거래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질병과 사망 증가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WHO가 500개 의료시설에 물품과 장비, 자금을 제공해 그 격차를 메우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WHO는 아프간 의료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카타르에 연락해 의료용품을 항공기로 운송하도록 했다.
브레넌 국장은 “우리는 다음주쯤 카타르 정부로부터 카불로 최대 항공기 2~3대 분량의 물자를 공수하기를 희망한다”며 “다음번 운송에는 만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보급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장비가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WHO는 카불 공항이 혼란을 겪으면서 다른 구호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외상 치료 키트를 포함한 의료용품 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WHO는 현재 아프간 북부 마자르-이-샤리프 공항을 통해 의료용품을 공수하고, 파키스탄에서 트럭을 통해 육로로 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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