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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45억살 지구의 '땅속 여행기'

■이전 세계의 연대기

존 맥피 지음, 글항아리사이언스 펴냄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고층 건물들은 단단한 바위 속에 박혀 있다. 바위는 한 때 녹는 점까지 가열됐다가 재결정화되고, 다시 가열됐다가 재결정화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건물을 지탱하기에 더없이 좋은 바위가 됐다. 센트럴파크에 가면 이 은빛 바위들을 볼 수 있는데, 모두 4억5000만 년이나 된 운모다. 월가 역시 지하 12m 이내에 자리한 기반암이 고층 건물을 올리는 토대가 될 수 있었다. 뉴욕은 단단한 기반암을 발판 삼아 성장한 도시인 셈이다.

'이전 세계의 연대기'는 논픽션의 대가 존 맥피가 1981년부터 2000년까지 지리학자들과 미국을 횡단하면서 쓴 책으로, 1999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이다. 책에는 지구의 겉모습이 아닌 지표면 아래 지구 형성 과정이 속속들이 담겨 있다. 지질학에 관한 방대한 저서지만, 저자는 "암석을 따라 하는 여행은 지표면을 걸으며 역사 여행을 하는 것과는 다르다. 암석을 공부하는 것은 지구 역사 자체를 공부하는 것이다. 암석은 그것이 만들어진 시대에 일어난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한다. 저자의 탁월한 표현력 덕분에 과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도 아름다운 산문을 감상하듯이 읽어나갈 수 있다. 4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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