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이라는 개념에서 인류 문명은 지금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그 속도는 예전만 못하다.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 인구, 경제, 기술, 사상의 발전이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있다. 책은 ‘감속’ 중인 세계의 모습을 방대한 데이터와 입체적 그래프를 통해 보여준다. 흥미로운 것은 감속, 즉 ‘슬로다운(slowdown)’이 많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된다는 사실이다. 성장의 둔화는 경제가 안정되고 부의 불평등이 완화되는 계기가 된다. 환경오염 문제도 줄어들 것이다. 저자는 ‘대가속 시대의 종말로 훨씬 인간적인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속도를 줄인다는 것은 곧 치열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2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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