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교섭권을 활용해 5살 딸을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데려온 뒤 약속한 기한이 지났음에도 프랑스로 돌려보내지 않은 아빠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법률상 의무를 다하지 않아 미성년자약취가 인정된 첫 사례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9일 미성년자 약취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국제결혼 후 프랑스에서 거주하던 A씨는 2012년 혼자 한국으로 돌아온 뒤 프랑스 법원에서 이혼 소송을 진행했다. 딸의 양육은 아내인 B씨가 맡았으며 임시조치로 딸의 상시 거주지는 B씨의 거주지로 정해졌다. 이후 A씨는 면접교섭권을 이용해 딸을 한국으로 데려온 뒤 약속한 1개월이 지났음에도 돌려보내지 않았다. 면접교섭권은 비양육자가 자녀와의 접촉을 할 수 있는 권리다.
B씨는 2015년 수원지법에 딸의 인도 등을 구하는 심판을 제기했고 법원은 딸을 인도하라고 명령했으나 A씨는 지키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A씨를 미성년자 유인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피해 아동의 의사에 반해 자유로운 생활이나 B씨의 보호로부터 이탈시켰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혐의를 인정했지만 B씨가 선처를 원하고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 선고를 유예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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