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앞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이달 말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9일 닛케이아시아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스가 총리가 쿼드 정상회담 참석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쿼드 정상회담과 별개로 스가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도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양국 정상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을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쿼드 정상회담은 지난 3월 온라인으로 개최됐으나 아직까지 대면 회담은 열리지 않았다. 미국이 주도하는 이번 회담에선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실현과 코로나19 백신을 개발도상국들에게 보다 잘 보급하는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가 총리의 이번 방미는 퇴임을 앞두고 이뤄져 더욱 눈길을 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오는 30일 만료되는데, 스가 총리는 지난 3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일본에서는 집권당 총재가 총리가 되는 만큼 오는 29일 시행되는 선거에서 새 집권당 총재가 선출되면, 스가 총리는 이튿날 총리직에서 물러난다. 닛케이는 스가 총리가 퇴임을 앞뒀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대를 받은 만큼 이번 회담에는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스가 총리가 재임을 포기한 것은 올림픽 이후의 급격한 지지율 추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마이니치신문은 사회조사연구센터와 공동 진행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의 지지율이 26%를 기록했다며, 스가 내각 출범 뒤 마이니치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중 가장 낮았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지지율이 급락하자 자민당 내부에서는 스가 총재 체제로는 다음달 열리는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졌고, 총선을 이끌 당의 간판으로 새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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