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돌파를 이끌며 대표 성장주로 여겨졌던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종목 주가가 부진의 늪에 빠졌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BBIG 4개 업종의 12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BBIG K-뉴딜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3,746.03에서 3,468.53으로 7.4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1.84%)와 코스닥(+0.75%) 등락률을 크게 밑도는 성과다.
현재 지수 구성 종목은 △ 2차전지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 바이오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사이언스 △ 인터넷 네이버·카카오·더존비즈온 △ 게임 크래프톤·엔씨소프트·넷마블이다.
12개 종목 중 더존비즈온(27.20%)과 크래프톤(0.41%)을 제외한 10개 종목이 이달 들어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지수 편입 종목의 시가총액 총합은 지난달 말 420조4,723억원에서 현재 412조2,307억원으로 8조2,417억원 감소했다.
BBIG 각 업종지수 역시 이달 들어 일제히 등락률이 마이너스다.
업종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K-뉴딜지수(-0.82%) △KRX 바이오 K-뉴딜지수(-7.60%) △ KRX 인터넷 K-뉴딜지수(-5.05%) △KRX 게임 K-뉴딜지수(-5.41%) 모두 하락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특수 등에 급등한 바이오주가 주춤하고, 중국발 게임 규제 리스크에 지난달부터 게임주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한때 굳건한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는 신작 게임 '블레이드 & 소울 2'의 흥행 참패에 주가가 급락하며 게임주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 불과 올해 2월에 100만원을 넘나들던 주가는 현재 50만원대다. 주가 급락에 신규 상장한 크래프톤에 대장주 자리도 내줬다.
여기에 최근에는 국내 온라인 플랫폼 규제 우려에 카카오와 네이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던 인터넷 K-뉴딜지수마저 하락 전환, 성장주 약세에 쐐기를 박았다.
2차전지주는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LG화학의 배터리 리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분할 등으로 이전 성과와 비교하면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증권가에서 최근 성장주의 부진으로 금리 상승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화두로 떠오르자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된 탓으로 보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 주식시장에서 성장주의 대표 격인 아크 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ETF)도 올해 2월 중순 고점 후 지금껏 내려가고 있다"며 "유동성 환경 변화가 성장주에 대한 펀더멘털(기초여건) 가정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은 오를 환경이 마련되면 악재를 견디지만, 내릴 환경이 마련되면 악재에 민감하다"며 "최근 성장주에서 그 전형적 속성이 드러났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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