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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대마 침몰 본보기로" 관측 속 "구제금융 임박" 분석도

[흔들리는 中 경제시스템]

■헝다 미래 놓고 엇갈린 시선

JP모건 "헝다 아닌 부채문제 손질"

FT "부동산 파급 우려 선제 수술"





부동산 대기업 헝다그룹의 파산 우려가 커지면서 시진핑 중국 정부가 구제금융을 통한 ‘헝다 살리기’에 나설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서는 중국 당국이 무리하게 부채를 늘려가며 성장해온 자국 기업에 대한 본보기로 삼아 헝다를 지원하는 대신 파산을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헝다 파산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때만 당국이 개입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헝다 사태가 ‘중국발(發)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먼저 손을 쓸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헝다가 아직 실제 파산에 이른 것이 아님에도 21일(현지 시간) 뉴욕 등 글로벌 증시가 타격을 받은 것을 볼 때 긴급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견해도 만만찮다.

◇시나리오1 “당국, 헝다 파산 내버려둘 것”=헝다는 당장 23일이 만기인 1억 1,900만 달러(약 1,409억 원) 규모의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질 확률이 매우 높다. 이날 헝다 측이 일부 이자를 갚겠다고 밝히기는 했으나 문제는 앞으로 5년 뒤까지 거의 매 분기 수백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채권 만기일이 다가온다는 점이다. 시장이 헝다 파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이에 대해 월가는 중국 당국이 ‘대마 침몰’을 뒷짐 진 채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을 주로 내놓았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중국 당국이 헝다 지원에 나서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S&P는 “당국은 (헝다 사태가) 다른 대형 부동산 업체에까지 영향을 주고 광범위한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되지 않는 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헝다 한 곳의 파산은 (당국이) 내버려둘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특히 S&P는 “헝다는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대마불사’ 논란을 부를 만한 기업도 아니다”라며 “오히려 구제금융에 나설 경우 자산 시장을 규제하려는 당국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헝다가 중국 은행에서 빌린 돈의 규모는 현지 대출 총액의 0.3% 수준이지만 당국이 관리 못 할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시나리오2 “부채 문제 전반 해결 나선다”=미국 투자은행인 씨티그룹도 “당국이 설령 개입한다 하더라도 일부 은행 손실은 불가피하다”며 “중국의 최종 목표는 ‘헝다 살리기’가 아닌 심각한 부채 문제 해결”이라고 했다.

방점이 부채 관리에 찍힌 만큼 중국 당국이 곧바로 헝다 구조 조정에 착수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JP모건의 글로벌 리서치 부문장인 조이스 장은 “중국 당국의 궁극적인 목적은 시스템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라며 “헝다 조치는 레버리지(차입) 감소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당국이 이미 헝다 측에 구조조정팀을 파견했다는 말도 지난주부터 흘러나왔다.

◇시나리오3 “부동산 시장 파급 우려해 선제적 수술”=중국이 자국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헝다 수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헝다가 손쓸 틈도 없이 파산해버릴 경우 그 영향으로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 사업이 줄줄이 좌초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헝다 사태, 더 넓게는 중국 부동산 침체 자체가 당국이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크다”며 “당국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 중국 정부가 보유 현금에 부채 한도를 맞추는 ‘3대 레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자산 시장 규제에 나서자 현지 부동산 침체가 이어졌고 이번 헝다 사태의 배경이 됐다는 것이다. FT는 “중국은 정부가 모든 대형 금융기관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당국의 ‘말 한마디’면 헝다 등 부동산 회사 구제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시나리오4 “구제금융으로 헝다 살린다”=‘헝다가 곧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중국 관영 매체의 보도가 당국의 구제금융이 임박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헝다 설립자인 쉬자인 회장이 중국 중추절(추석)을 맞아 ‘곧 암울한 순간에서 벗어나 사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헝다 직원들한테 보냈다”고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쉬 회장의 메시지는 투자자 불안을 완화하는 신호”라며 “헝다 사태가 경제 악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을 보여준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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