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회계법인은 과거 드루킹과 유병언 사건과 연루돼 논란이 일었던 곳으로 파악됐다. 경찰의 화천대유 수사 진척 상황에 따라 해당 회계법인에 대한 강제수사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서울경제 취재에 따르면 중앙회계법인은 지난 2018년 포털 댓글 조작 의혹을 받던 '드루킹(필명)' 김동원씨가 댓글조작에 사용했던 느릅나무 출판사의 회계기록을 맡았던 곳이다.
특히 당시 중앙회계법인의 느릅나무 담당자가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관련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경찰은 당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해당 회계법인을 압수수색하고 회계장부를 확보한 바 있다.
또 지난 2014년에는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세모그룹 일가의 계열사 중 두 곳인 아이원아이홀딩스와 문진미디어의 감사를 맡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당시 중앙회계법인을 비롯한 4곳 회계법인이 감사과정에서 부실 감사를 했을 수 있다고 보고 감리에 나선 바 있다. 경찰 역시 강제수사에 나섰었다.
중앙회계법인은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화천대유의 감사보고서를 작성, '적정' 의견을 표시해 왔다. 중앙회계법인은 직원 20~40명 수준의 소규모 회계법인으로 회계업계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고 한다.
중앙회계법인이 지난 2019년 작성한 감사 보고서에서 이 대표는 화천대유에서 26억 8,000만 원을 빌렸다 갚았고, 지난해에는 다른 경영진과 함께 12억 원을 빌렸다. 김 씨는 지난해까지 장기 대여금 명목으로 473억 원을 빌린 것으로 공시됐다. 만일 이 과정에서 이들이 법인에 손해를 끼쳤거나 법인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정황이 확인된다면 배임과 횡령 혐의로 정식 입건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화천대유가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음에도 적정 의견을 낸 건 중앙회계법인의 문제가 아니냐는 의견을 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빌린 금액 등이 감사보고서에 그대로 반영됐다면 거짓으로 감사보고서를 작성 한 게 아닌 이상 중앙회계법인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경찰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모씨와 이성문 대표를 입건 전 조사 중이다. 김씨와는 참고인 출석 일정을 조율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만일 이들이 입건될 경우 경찰은 해당 회계법인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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