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한 명뿐이던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한국인 우승자 명단에 권순우(24·당진시청)가 당당히 이름 석 자를 새겼다.
남자 테니스 최고 무대인 ATP 투어에서 권순우가 한국 선수로 18년 만의 단식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권순우는 26일(한국 시간)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열린 ATP 투어 아스타나 오픈(총상금 48만 달러) 단식 결승에서 제임스 더크워스(65위·호주)를 1시간 36분 만에 2 대 0(7 대 6<8 대 6> 6 대 3)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권순우는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 정상에 오른 이형택(45·은퇴) 이후 18년 8개월 만에 ATP 투어 단식을 제패한 한국 선수가 됐다. 우승 상금은 약 5, 500만 원. 현재 세계 랭킹 82위인 권순우는 랭킹 포인트 250점을 받아 세계 57위까지 솟구칠 예정이다. 자신의 역대 최고 랭킹이다.
이날 권순우의 결승 상대 더크워스도 권순우와 마찬가지로 처음 ATP 투어 단식 결승에 오른 선수다. 승부처는 1세트 타이 브레이크였다. 3 대 6으로 뒤져 한 포인트만 뺏기면 1세트를 내주는 벼랑에서 권순우는 5연속 득점이라는 기적 같은 플레이로 세트를 가져갔다. 기세가 오른 권순우는 2세트 2 대 2에서 내리 3게임을 획득, 5 대 2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권순우의 ATP 투어 이전 최고 성적은 지난 6월 바이킹 인터내셔널 4강이었다. 이후 불과 석 달 만에 결승 진출과 우승으로 최고 성적을 경신하며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권순우는 이제 메이저 무대를 겨냥한다. 2018년 정현이 호주 오픈에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꺾고 이룬 4강이 한국 테니스의 메이저 대회 단식 최고 성적이다. 권순우의 메이저 최고 성적은 지난 5월 프랑스 오픈에서 작성한 3회전(32강) 진출. 우승 경험을 새 무기로 장착한 권순우는 내년 1월 시즌 첫 메이저인 호주 오픈을 앞두고 담금질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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