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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108만명 ‘돌풍’ 카카오 부킹앱에…“독식 우려” vs “유통 개선”

■플랫폼공룡 골프계 공습 '시끌'

수수료 무료 앞세워 시장 장악

골프용품 진출·골프장 운영도

업계 "택시처럼 시장질서 파괴"

'지배력 확보후 유료화' 관측속

카카오 "독과점 프레임 씌우기"

"기존업체 안 변하면 쇠퇴" 지적도

카카오골프예약. /사진 제공=카카오VX




카카오골프예약. /사진 제공=카카오VX


“카카오골프예약 때문에 다 죽어나갈 판이에요. 수수료 안 받아도 된다고 하면서 골프장 티타임을 싹쓸이한다니까요. 카카오 택시나 대리운전 사태와 뭐가 다릅니까?”

한 골프 예약 업체 관계자는 1일 카카오골프예약 때문에 기존 중소 예약 업체들의 피해가 막심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기존 업체들은 각 골프장으로부터 티타임(예약 시간)을 받으며 유치 이용객 1인당 5,000~1만 원의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창출해왔는데 지난 2019년 이 사업에 뛰어든 카카오골프가 수수료 무료화 정책으로 업계를 장악하면서 시장 질서를 파괴했다는 것이다. 카카오골프 때문에 티타임 확보가 유례없이 어려워지고 수수료도 낮출 수밖에 없어 매출이 급감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카카오골프예약은 누적 회원 수 108만 명 이상으로 업계 1위를 다투고 있다.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시끄러웠던 카카오가 골프 업계에서도 공격받고 있다. 2017년 카카오게임즈의 스크린골프 업체 마음골프 인수로 골프계에 뛰어든 카카오골프는 이후 스크린골프와 골프 예약, 캐릭터 골프 용품(굿즈) 사업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여주 세라지오CC와 제주 세인트포CC 등 골프장 운영도 맡고 있으며 용인 기흥에 골프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골린이(골프+어린이)’와 여성 골퍼의 폭증 등 골프 붐 속에 이제는 골프 업계에서도 카카오를 빼면 얘기가 안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예약 업계의 반발처럼 카카오의 골프계 공략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엇갈린다. 정보기술(IT)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었던 골프 업계 전반을 업그레이드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독식’에 대한 우려다. 이대로면 카카오가 여러 골프 사업 영역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얻게 될 것이고 이 경우 기존 업체들이 고사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인 골퍼들도 선택의 폭이 좁아져 결국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카카오프렌즈 골프백. /사진 제공=카카오VX


카카오는 이런 우려가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카카오게임즈의 골프 전문 자회사 카카오VX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 정책은 일반 고객들이 더 쉽게 골프장을 이용하게 돕고 가격으로 차별받지 않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함이지 기존 업체들의 상권을 잠식하려는 것이 아니다. 골프장과 예약 업체, 이용자 간의 합리적 유통 구조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스크린골프의 경우 고객 이용이 늘수록 점주의 이익도 비례 상승하게끔 월 정액제를 도입하는 등 상생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의 사례와는 다른 점이 많은데 카카오라는 이유로 ‘독과점 프레임’을 씌우는 것 아니냐는 억울함도 느껴진다. 실제로 현재 카카오VX가 골프 예약으로 얻는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며 스크린골프 시장점유율도 1위가 아니다.

한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기존 예약 업체들 중 일부는 골프장 그린피를 그들이 좌지우지할 정도로 횡포가 심했다. 그들한테 주는 티타임의 그린피를 더 깎아야 팔린다고 압박하거나 10팀을 확보하면 한 팀을 덤으로 요구해 이를 유상으로 파는 식이었다”며 “그들이 최근 겪는 어려움은 코로나19로 골프를 치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 굳이 예약 업체를 통할 필요가 없어진 영향이 클 텐데 이를 후발 업체의 책임으로 돌리는 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비즈니스 환경이 바뀌면 그에 맞게 변화해 생존 전략을 찾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카카오골프가 결국에는 유료화를 통해 골프계를 장악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다른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플랫폼 사업자들이 그렇듯 카카오골프도 어느 정도 지배력을 확보한 뒤에는 유료화로 돌아서지 않겠나. 골프 인구가 다시 정체되는 시기가 왔을 때 카카오가 골프장들을 쥐고 흔드는 그림이 쉽게 그려진다”며 “골프장 전사적자원관리(ERP) 업체를 인수하고 캐디 관제 사업에도 뛰어드는 것을 보고 있자면 골프계도 머지않아 ‘카카오 왕국’이 될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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