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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코로나發 빚 눈덩이...'2억이상 채무자' 2.5배 늘어

상반기 개인회생 보고서 분석

채무 61% 늘고 소득증가 11%뿐

개인회생 개시건수 85%이상 늘어

자영업자, 임금근로자보다 큰타격

빚 1.5억으로 2,500만원 더 많아


#애견 카페를 운영하던 20대 A 씨는 건물주의 갑작스러운 파산으로 일자리를 잃고 세차장 등에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다 사정이 비슷한 동생이 사업을 시작한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법을 잘 모르던 A 씨는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해 연대보증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판매 부진이 이어지자 동생은 사업을 정리했고, 채무를 넘겨받은 A 씨는 결국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대기업을 다니던 B 씨는 결혼 후 월급만으로는 가족을 부양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대출을 받아 아파트 앞에 분식집을 개업했다. 평소 요리 솜씨에 자부심이 있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유동 인구가 줄며 가게 매출은 수개월 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다. 아내도 맞벌이를 하며 생활 자금을 보탰지만 빚은 계속 늘었고 한계에 다다른 B 씨는 결국 법원의 문을 두드리기로 결심했다.

서울회생법원./연합뉴스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상반기 개인회생이 개시된 채무자들의 경제 상황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채무자들의 월수입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전체 채무는 크게 늘어났다. 채무액이 2억 원 이상인 비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소상공인(자영업자)은 전체 채무자보다 채무액이 많은 반면 월 소득은 적어 코로나19로 자영업자가 받은 타격이 현실화됐다.



4일 서울회생법원의 ‘2021년 상반기 개인회생사건 통계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회생이 개시된 사건 수는 6,519건으로 지난해 상반기(3,523건)보다 3,000건 가까이 늘었다. 이 중 2억 원이 넘는 채무자는 1,054건으로 지난해 상반기(421건)보다 2.5배 증가했다. 이는 서울회생법원이 지난해와 올해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개인회생 절차가 개시된 사건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채무자들의 경제 상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채무 총액 중위값은 7,484만 원에서 1억 2,080만 원으로 61.4% 급등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월평균 소득 중위값은 전년 동기 대비 191만 원에서 213만 원으로 11.5%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상반기 채무 총액 중위값과 월수입 중위값을 비교해볼 때 개인회생 채무자들의 경제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받은 타격은 더욱 심각했다. 소상공인의 올해 상반기 월평균 소득 중위값은 201만 원으로 전체 채무자보다 13만 원 낮았다. 반면 채무는 1억 4,589만 원으로 전체 중위값 대비 2,509만 원 더 많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변제율도 36%로 전체 중위값(43%)보다 7%포인트 낮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되며 영업시간이 단축되고 이용자가 줄어든 것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임금 근로자보다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며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와 자영업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결혼·맞벌이 등에 대한 사회 인식도 변하며 채무자들의 가족 구성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개인회생 개시 채무자 중 미혼 비율은 65.9%에서 66.4%로 소폭 상승했으며, 1인 가구 비율은 전체의 76.2%로 지난해 상반기(73.5%)보다 2.7%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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