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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마른다"...헌혈자 급감에 수급 비상

코로나이후 헌혈의집 발길 '뚝'

혈액 재고량 3.6일분으로 감소

"혈액 감염 우려 없고 방역 철저"

적십자사 헌혈 적극 동참 당부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북적였던 서울 노원구 헌혈의집 노해로센터 대기실이 5일 인적 없이 한산하다. /강동헌 기자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북적였던 서울 노원구 헌혈의집 노해로센터 채혈실이 5일 방문객 없이 비어 있다. /강동헌 기자


5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헌혈의집 노해로센터. 지난해 같으면 1시간가량 기다려야 헌혈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대기 인원이 많았지만 이날 헌혈 대기실은 텅 비어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퇴근 시간이면 직장인들이 많이 찾아 항상 붐볐는데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헌혈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지난 7월 이후 헌혈의집 방문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만여 명 감소하면서 일평균 혈액 재고량도 급감하고 있다. 헌혈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에 헌혈자가 줄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지만 전문가들은 헌혈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헌혈자 수는 매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7월부터 9월까지 전국 헌혈자 수는 64만 7,738명에 달했지만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62만 7,894명으로 줄었다. 올 들어 같은 기간 헌혈자 수는 59만 4,170명으로 급감했다.

헌혈에 나서는 국민이 줄면서 전국의 일평균 혈액 보유량도 급감하고 있다.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올 7월 12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일평균 혈액 보유량은 3.6일분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3일분 대비 30% 이상 줄었다. 혈액 보유량은 5일분 이상이 적정치이고 3일분 미만이 되면 혈액 수급에 ‘주의 단계’가 발령된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거리 두기 강화로 외출을 자제하고 학교와 군부대 등 단체 헌혈이 대거 취소되면서 전국의 혈액 재고량이 크게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헌혈과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한 근거 없는 우려가 확산하는 것도 헌혈자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진자 334명의 피가 일반 환자에게 수혈됐다는 내용이 알려지며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 측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헌혈한 건수는 없으며 해당 사례는 헌혈 당시 증상이 없어 채혈했다가 헌혈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헌혈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혈액 속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된 경우는 증상이 매우 심해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중 1명 정도만 보고됐을 정도로 드물다”며 “이 정도의 중증 환자 혈액이 타인에게 수혈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미 혈액학 학술지 블러드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헌혈 후 코로나19 증상을 보였던 헌혈자 311명로부터 수혈받은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항체 검사에서 전원 음성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코로나19를 혈액을 매개로 하지 않는 감염병으로 정의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헌혈의집과 헌혈 차량 등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헌혈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헌혈 공간의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고 헌혈의집 종사자의 70~80%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라며 “혈액이 3일분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의료 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만큼의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게 되고 재난과 같은 긴급 상황에 대한 대처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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