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집값이 싸다고 생각하고 들어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기업 사옥이 다수 이전하는 송도·청라처럼 특별한 개발 호재가 없는데도 매수 문의가 꾸준히 있습니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 ‘구월힐스테이트 1단지’ 인근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에 추격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전용 75㎡ 기준 최고가가 4억 7,000만 원이었지만 올해 4월에는 5억 4,500만 원에 손바뀜됐고 지난달에는 6억 4,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인천 아파트 가격이 올해 들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일 발표된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가격은 이달 첫째 주(4일 기준) 0.44% 오르며 3주째 시도별 전국 1위 상승률을 보였다. 연간 상승률 기준으로도 인천은 전국 최고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값은 지난해 말에서 올해 8월까지 17.9%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는 16.7%, 서울은 5.29% 올랐다.
이 같은 가격 오름세는 교통 및 개발 호재 유무를 가리지 않고 인천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천 원도심 지역인 부평구 삼산동 ‘삼산타운 1단지’ 아파트 전용 51㎡의 경우 최고가가 올해 1월 3억 4,800만 원에서 최근 4억 8,700만 원으로 8개월 새 39.9% 뛰었다.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연수구 송도동 ‘더샵그린워크 1차’ 전용 84㎡는 연초 7억 4,500만 원이었던 최고가가 지난달 10억 9,500만 원으로 47.0% 상승했다. 청라국제도시에 있는 ‘청라엑슬루타워’ 전용 92㎡는 올 3월만 해도 신고가가 5억 7,000만 원이었지만 7월에는 8억 원을 기록했다.
인천 지역은 청약 시장에서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인천에서 분양한 아파트 25곳 모두가 ‘완판’을 기록했다. 특히 25개 단지 가운데 지난달 강화군 선원면에서 청약을 접수해 2순위 마감된 ‘인천 강화 서희스타힐스’ 1·2단지를 제외한 23개 단지 모두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향후 인천에서 ‘폭탄’ 수준의 입주 물량이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부동산 전문 플랫폼 ‘호갱노노’ 통계에 따르면 인천의 연간 입주 물량은 올해 1만 8,784가구를 시작으로 내년 3만 2,780가구, 내후년 4만 3,375가구로 급증한다. 같은 기간 서울은 3만 2,547가구(올해)에서 1만 5,168가구(2022년), 2만 5,877가구(2023년)로 물량이 줄어들 예정이다. 경기도의 입주 물량은 9만여 가구 수준으로 유지된다. 인구 규모를 감안했을 때 인천에 유독 공급량이 몰리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송도·청라 등 대형 개발 호재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등의 교통 호재에 더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으로 인천의 집값이 급등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지난해에는 서울·경기·인천의 아파트 가격이 비슷하게 올랐지만 2018~2019년에는 인천 지역이 소외돼 있었다”며 “송도·청라국제도시를 중심으로 대기업 사옥 이전 등의 개발 및 교통 호재에 더해 낮은 가격에 따른 추격 매수까지 몰리며 인천 전역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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