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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동향
"경기 하방위험 증대"...수출까지 꺾이면 스태그플레이션 올수도

[복합악재 위협받는 국내경기]반년만에 달라진 KDI 진단

슈퍼예산·초저금리 약발 떨어져

연말 '긴축발작' 겪을 가능성도

공급망 충격, 경기전반에 악영향

산업활동 지표도 둔화 흐름 감지

인플레發 수요 감소도 불안 요인

한산한 서울 명동 상가 전경 /서울경제DB




한국 경제 곳곳에서 코로나19 이후 억눌러왔던 위기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 정부가 뿌린 슈퍼 예산과 초저금리의 ‘약발’로 버텨오던 우리 경제가 올해 말부터 일종의 ‘긴축 발작’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 전망과 관련해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KDI는 7일 발표한 10월 경제 동향에서 “우리 경제에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KDI가 공식 경기 진단에서 ‘경기 하방’을 언급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KDI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도 경기가 완만히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6개월 만에 앞으로는 경기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현재 전문가들이 보는 우리 경제의 최대 리스크 요인은 ‘물가 상승→금리 인상→가계 부담 가중→소비·투자 심리 악화’로 이어지는 인플레이션발(發) 연쇄 경기 침체다.

최인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과 비슷한 수준까지 늘어나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이 가계 부담과 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최근 경기 하방 압력이 커졌다는 KDI의 진단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경기 둔화의 근본 원인 격인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요인이 워낙 복합적이어서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당장 공급 측면만 봐도 코로나19 재확산과 중국·유럽·인도 등의 동시다발적 전력난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최근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 같은 공급망 충격이 우리나라 제조업에까지 영향을 미쳐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도 우리 경제에는 악재다. KDI도 이날 경기 진단에서 “최근 중간재 수급 불안으로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의 생산이 위축되고 기업 심리 지표가 하락하는 등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주력 공장인 울산 및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부품 부족으로 휴업을 거듭해 지난 9월 판매량이 20% 이상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도 3분기 기준 6,900만 대에 그쳐 전년 동기(8,000만 대)보다 15% 이상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활동 지표에서도 이 같은 둔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통계청이 내놓은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全)산업생산은 전달인 7월보다 0.2% 줄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여기에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도 전월 대비 0.8% 줄어 두 달 연속 뒷걸음질했고 설비투자도 같은 기간 5.1% 줄었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서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줄어드는 이른바 ‘트리플 감소’가 나타난 것은 5월 이후 석 달 만이다. 기업인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제조업 기업경기실자지수(BSI)도 10월 92를 기록해 석 달 연속 떨어졌다. BSI가 100 이하면 앞으로 경기가 꺾일 것으로 보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국산 제품에 대한 대외 수요가 살아 있어 우리 경제 마지막 보루인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요인이다. 지난달 수출액은 558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해 월별 최고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그러나 앞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물류 불안이 해소되지 않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가 나타날 경우 수출 증가 폭도 둔화될 수 있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수출 동향을 보면 증가 폭이 꺾이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만약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든다면 달러 공급량이 줄면서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가격이 상승해 우리 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게 된다.

우리 경제 전반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면서 정부 내부에서도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실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위축된 대면 서비스업과 소비를 동시에 살려보겠다는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10월 중 위드 코로나를 시도하겠다”고 공식 언급한 데 이어 국책연구원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이날 ‘주요국의 코로나19 방역 체계 전환 양상 및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의료진, 자영업자, 취약 계층에 대한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과 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 등이 이미 강제적 방역 조치를 해제했고 방역 체계 전환이 늦은 나라는 경제 회복 속도도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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