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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에게도 말 못하는 학폭 고민…‘용텍이’에게 털어놓으세요” [이웃집경찰관]

김희석(경사)·이상현(경장) 서울 용산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

MZ세대가 직접 만든 학폭 AI 챗봇 ‘용텍이’…新 상담창구

“감당하기 어려운 학폭…용텍이로 친근하게 도움받을 수 있어”

김희석(오른쪽)·이상현 서울 용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학교전담경찰관(SPO)이 지난달 29일 용산경찰서에서 학교폭력 상담 채널 '용텍이'를 소개하고 있다./오승현 기자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는 친구들 사이에서 갈등과 싸움이 잦을 수밖에 없다. 갈등은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피해를 당하는 학생들은 갈등을 풀어나가는 방법을 모른 채 그대로 피해에 노출되며 정도는 더욱 심각해진다. 하지만 학생들은 어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를 꺼려한다. 부모나 교사에게 자신이 받은 피해를 알리는 것 자체를 선호하지 않는데다 어른들이 자신의 심정과 상황에 충분히 공감해주지 못할 거란 생각에서다.

이런 학생들의 심리를 고려한 챗봇 ‘용텍이’가 등장했다. 용텍이는 서울 용산경찰서와 용산 디지텍고등학교 학생들이 합작한 인공지능(AI) 챗봇이다. 용텍이는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숙한 MZ 세대들에게 익숙한 챗봇을 학교폭력 피해 상담과 접목했다. 경찰이나 부모, 교사와 대면하지 않고도 24시간 학교폭력 상담이 가능하다.

김희석(경사) 용산서 여성청소년과 학교전담경찰관(SPO)은 “코로나19로 학교를 잘 안가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상담창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어 용텍이를 학생들과 같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상현 경장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챗봇 제작에 참여하면서 학교폭력을 당할 수 있는 피해 학생들의 입장과 시선에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용텍이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아이가 왕따를 당하고 있다며 법률 자문을 구하는 학부모부터 직접 피해 사실을 알리는 학생들까지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김 경사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용텍이가 일상적인 부분까지 폭넓게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직접 개입은 못하더라도 시공간 제약 없이 고민을 들어주면서 법적인 조언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용텍이가 더욱 주목 받는 이유는 대면으로 이뤄졌던 학교 폭력이 사이버 공간에 스며든 사이버폭력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어서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의 일상화, 온라인 공간의 확장 등이 맞물려 사이버폭력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 중 사이버폭력의 비중은 2019년 8.9%에서 2020년 12.3%로 급증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하지만 사이버폭력에 대처하기는 쉽지 않다. 시공간을 가리지 않는데다 겉으로 피해가 드러나지 않아서다. 지인들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점도 대처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지인능욕 등의 방식으로 이뤄지는 사이버 학교폭력은 2~3차 피해까지 양상하기 쉽다. 대면 학교폭력은 직접 만나 화해하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지만, 사이버폭력은 그마저도 쉽지 않다. 김 경사는 “코로나19 전후로 사이버 학교폭력의 경향이 짙어졌다”며 “서로 만나서 대화하며 풀 수 있는 경우도 사이버상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런 학교폭력을 주변의 관심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작은 사회에서 마주하는 학교폭력은 학생들에게는 해결하기 버거운 일이다. 학부모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편하게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채널은 필수다. 이 경장은 “용텍이를 통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제해결창구를 제공하고 화해를 하며 이전이 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지원하려고 한다”며 “학교폭력은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는 일인 만큼,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위의 모두가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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