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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내년 중반께 낮아지지만 계속되면 중앙은행 신속히 행동해야”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IMF 세계전망 보고서 분석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면서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했습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34%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이 각각 0.24%, 0.14% 떨어졌는데요. 투자자들이 13일에 나올 소비자물가지수(CPI)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주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날은 국제통화기금(IMF)이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기간을 맞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IMF는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6.0%에서 5.9%로 0.1%포인트 낮췄는데요. 핵심 원인은 공급난과 코로나입니다.

이와 별도로 IMF는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최근 이슈인 만큼 이를 전해드리면서 국제금융협회(IIF)에서 나온 얘기도 같이 살펴보겠습니다.

“통화정책, 인플레·금융 위험·경기지원 사이에 서 있어야…필요 시 컨틴전시 플랜 준비해야”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계적인 경기회복이 계속되고 있지만 코로나 탓에 기세가 약해졌다”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코로나의 발생은 더 오랜 공급차질을 빚어 많은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는데요.

선진국은 내년에 코로나 이전의 성장경로를 회복하지만 후진국과 개발도상국(중국 제외)의 총생산은 2024년에도 과거 전망 대비 5.5%나 낮을 거라고 합니다. 선진국 인구의 60% 이상이 백신접종을 마쳤고 더 나아가 부스터 샷까지 맞고 있지만 저소득 국가에서는 인구의 96%가 아직 백신을 맞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여기에서 선진국과 후진국의 경기회복 차이 및 공급망 문제가 생긴다는 겁니다. 전반적인 경기회복과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의 백신접종이 늘어야 한다는 얘기인데요.

워싱턴의 연준. /로이터연합뉴스


인플레 관련 얘기는 지금부터입니다. 고피나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당한 불확실성 속에 있지만 우리는 선진국과 신흥국·개발도상국의 인플레가 내년 중반에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본다”며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과 금융위험, 경기지원 사이를 잘 걸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우선 짚을 대목은 IMF의 인플레에 대한 우려 수위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지난 7월 IMF는 “경기회복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인플레가 일시적인 이유 3가지를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여행과 접객수요의 급증(기저효과) △낮은 고용률과 임금상승률 △장기 인플레 기대 유지 등인데요.

이렇게 조목조목 반박했던 IMF가 이번엔 조금 달라졌습니다. 고피나스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내년 중반께 예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지만 동시에 “중앙은행은 만약 증가하는 인플레 기대가 더 명확해지면 재빠르게 행동할 준비를 해야 하며 긴급대응 계획과 이를 시장과 잘 의사소통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지요. 인플레가 일시적인 이유 3가지는 사라졌습니다.

물론 여전히 방점은 ‘2022년 중반께 완화’에 꽂혀 있습니다. 하지만 인플레가 낮아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중앙은행이 발빠르게 대처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한 것이죠. 이는 연준처럼 IMF도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주장에 대한 자신감이 줄어들었음을 보여줍니다. 만약을 위한 궁극적인 무기는 금리인상이 되겠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입장에서는 1차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작 2차 금리인상이 되겠습니다. 다만, IMF의 말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IMF “인플레 기대·임금·주거비 주목…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낮아”


실제 IMF의 인플레 경계감이 상당히 높아졌는데요. 고피나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IMF가 △인플레이션 기대 △임금인상 △주거비 상승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사실 이번 보고서에서 지적한 위험 가운데 하나는 많은 나라에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팬데믹에서 회복하고 있지만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가 오랫동안 지속하고 있고 공급망이 붕괴됐으며 이들 중 일부는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어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문제(공급)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인플레가 훨씬 더 정상적인 범위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지만 거기에는 엄청난 불확실성이 있고 우리는 지금처럼 노동공급 부족이 발생하는 형태의 경기회복을 보지 못했다”며 “인력이 없어 컨테이너 하역을 못하는 매우 독특한 현상황을 매우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리하면, 현시점에서는 공급문제가 해결되면서 내년에는 인플레가 잦아들 것 같긴 한데 이번 같은 사례가 과거에 없었기 때문에 확신하기는 어려우며 인플레이션 기대와 임금, 주거비 상승이 어떻게 되는지를 계속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IMF는 현시점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고피나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에너지 위기를 염두에 둔 듯 “최근의 문제는 수요충격이 아니라 공급체인의 붕괴, 코로나, 날씨 등에 의한 것이며 독일에서 이런 일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전체적인 기본 전망은 이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니”라고 했는데요.

기본적으로 내년에 물가상승률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한 만큼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겁니다. 이 전제가 깨진다면 그의 스태그플레이션 예측도 틀리게 되겠죠.

다만,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최근 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많은데요. 미 경제 방송 CNBC의 간판 앵커 짐 크레이머는 “부풀려졌다”고 했고, 이날 IIF에 나온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1970년대와 지금은 많이 다르다. 그때는 (연준의) 정책실수가 꽤 상당히 있었으며 중앙은행은 그때의 교훈을 배웠다”며 “3분기에 미국의 병목현상을 보면 스테그플레이션이라는 향이 나긴 하지만 그것이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날 브라이언 모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최고경영자(CEO)도 IIF에서 “공급망 문제가 6개월 뒤에는 풀릴 것”이라고 점쳤는데요. 그럼에도 스태그플레이션 논쟁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루비니 “연준, 경기둔화에 내뺄 것…정책결정 어려운 딜레마 봉착”


이날 고피나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가 걷잡을 수 없게 될 때를 대비해 중앙은행이 신속히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럼 실제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빨리 움직일 수 있을까요?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물가상승과 경기둔화, 고용부진이 겹치면서 연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전해드린 적 있습니다. 이렇게 보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요. 고피나스 이코노미스트도 “더 많은 공급충격은 활동을 감소시키고(경기둔화) 가격은 올린다. 정책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이와 관련, 연준이 테이퍼링은 11월에 시작하더라도 이를 내년 중반에 마치지 못하고 금리인상 시점도 늦추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11월 테어퍼링 개시는 이날 클라리다 부의장이 사실상 재확인한 부분인데 종료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늘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주인공인데요.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연준이 아마도 11월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겠지만 테이퍼링을 시작하면 채권금리가 오르고 가산금리가 상승하고 증시는 급격하게 떨어지며 경제도 빠르게 둔화할 것이다. 나는 그들(연준)이 인플레이션에 강하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내뺄 것이고 테이퍼링 종료시점이나 금리인상이 연기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매파적으로 나올 수 없고 비둘기파적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루비니 교수는 비관론자로 유명하다. 그의 예측에서는 합리적이고 필요한 부분만 참고하면 된다. /위키피디아


루비니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를 예언했지만 지금은 월가 안팎에서 ‘고장난 시계’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합니다. 제대로 맞추는 게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고장난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고 과거에 큰 예측을 한 적이 있는 만큼 그 말이 합리적이라면 한 번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의 전망과 달리 테이퍼 탠트럼이 발생하고 공급문제 지속으로 경기가 더 빠르게 둔화한다면 가능한 시나리오이기도 합니다. 여러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지만요. 따지고 보면 이렇게 되면 당연히 긴축은 늦어질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루비니 교수는 인플레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봅니다.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수 기준으로 연말 4%를 거쳐 내년 중 3%, 내년 말에 2%가 될 것이라는 얘기인데요. 그는 “상품과 노동, 에너지, 반도체, 원자재 시장에서 심각한 연속적인 병목현상이 있다. 이는 인플레 상승과 경기둔화를 가져오는데 소비도 약해진다”며 “지금은 지속적이며 상당한 인플레 상황으로 가고 있고 이는 한 분기가 아니라 몇 개 분기를 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어쨌든 루비니 교수도 연준이 어려운 딜레마(tough dilemma)에 빠져있다고 봅니다. 경기를 고려하면 금리는 현수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고인플레를 생각하면 그럴 수 없기 때문이죠.

그가 이번에도 틀릴지 맞을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겠지만 그의 말 가운데 필요한 것만 취사선택하면 될 듯합니다. 최소 연준이 어려운 딜레마 상황에 봉착한 것만큼은 사실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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