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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What] 기시다, 반도체 '신의 한수'는 보조금…마이크론에도 통했다

[마이크론, 8.2조 투자 日에 D램 공장]

TSMC 신공장 발표 6일만에

거액 보조금 앞세워 또 유치

전력·용수 등 인프라도 지원

기시다, 경제안보상 신설 등

반도체강국 부활 광폭 행보

미·일·대만 '칩 동맹' 강화

사진 설명




반도체 산업 육성을 선언한 일본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5조 원대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대만 TSMC 공장을 유치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 마이크론의 D램 공장 유치에도 성공했다. 일본이 국가 차원에서 미국·대만의 최고 반도체 기업 제조 공장 유치에 성과를 내면서 3국 간의 반도체 동맹이 부쩍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현지 언론을 인용해 마이크론이 일본 히로시마현에 8,000억 엔(약 8조 1,940억 원) 규모의 D램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또 일본 정부가 공장 증설에 보조금을 일부 지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오는 2024년부터 가동될 예정인 이 공장을 통해 마이크론은 데이터센터용 칩 등 중장기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잇따른 일본 반도체 ‘낭보’

마이크론의 팹 설비를 살펴보면 다른 경쟁사와 달리 아시아 의존도가 높다. 팹은 일본·대만·싱가포르 등에 골고루 나뉘어 있다. 마이크론의 D램 설비는 미국에 1곳, 일본에 1곳, 대만에 2곳 등이 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싱가포르에도 팹이 있다.

마이크론이 아시아 시장에 팹을 많이 둔 이유는 이 회사의 성장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012년 일본 D램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엘피다를 사들인 기업이 바로 마이크론이다. 마이크론의 일본 D램 추가 투자가 우연이 아니라는 얘기다. 외신은 일본 정부가 8조 원 규모의 마이크론 투자액 가운데 상당 부분을 보조금 형태로 지원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특히 이번 소식은 일본의 대만 TSMC 신공장 유치가 확정 발표된 지 6일 만에 나왔다. 14일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일본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며 “내년에 착공해 2024년 말 가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소니와 도요타 등 일본 내 TSMC 주요 고객사들을 겨냥한 이 공장은 22~28㎚(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시스템 반도체 양산 라인이 갖춰질 예정이다. 이 TSMC 신공장 건설에도 건설 비용의 절반가량인 약 5,000억 엔(5조 1,200억 원)이 일본 보조금으로 지원된다.

日, 보조금 등으로 기업 맘 흔들어



최근 일본 정부의 반도체 육성 의지는 무서울 정도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반도체 산업 육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면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내놓고 있다. 특히 기시다 총리가 신설한 경제보안상에 임명된 고바야시 다카유키는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없이는 국제사회가 생존할 수 없도록 (반도체라는) 뛰어난 영역을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TSMC 공장 유치는) 첫 단계일 뿐”이라며 “보조금 지원 외에 10년 후 국가를 어떻게 포지셔닝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도 신속히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즉 거액의 보조금 지급 외에도 기업들에 대한 안정적인 전력·용수 지원 등 인프라 측면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추가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첨단 기술의 유출을 막고 안정적으로 전략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경제안보상을 내각 출범과 함께 신설했다. 그리고 첫 경제안보상으로 자신의 측근이자 자민당 내 경제통으로 평가되는 고바야시를 임명했다.


칩 강국 위상 재탈환 목표

일본의 목표는 반도체 강국 자리 재탈환이다. 1980년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NEC와 도시바·히타치 등 일본 기업이 점유율을 나눠 갖고 있었다. 1980년대 후반에는 일본 기업이 세계 시장의 50%가량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일본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10% 안팎이다. 일본 정부는 당시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에 실패해 패권을 내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민관이 참여하는 공동 사업체를 신설하고 ‘반도체·디지털 산업 전략 검토 회의’를 가동하는 등 경제 안보 차원에서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에 정비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 방법은 미국과 대만 등과의 동맹 강화다. 6월 경제산업성은 “미국 등 우방과 제휴해 글로벌 공급망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반중(反中)’을 고리로 미국과 일본·대만 등의 안보 동맹이 강화되고 있는데 이를 반도체 동맹으로 확장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런 만큼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일본 기옥시아 인수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일·대만의 반도체 동맹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소재 기술력이 뛰어나다. 반면 대만은 공정 기술과 비메모리 패키지 기술이 강하다. 미국은 유연한 사고로 혁신적 설계와 로직에서 한 수 위다. 이런 장점을 살려나가면 일본의 반도체 경쟁력도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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