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5·18과 12·12 쿠데타를 제외한 정치 행위에 대해 옹호하기에 그는 정치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전남 여수시에서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와 위령탑을 참배하고 기자들과 만나 “그는 통치를 했지, 다른 사람과 화합해 의견을 조율한 정치활동을 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전 전 대통령 옹호성 발언이 당 이미지 훼손까지 번질 우려가 나오자 이 대표가 직접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전날 호남 방문 일정을 급하게 조율하면서 이날 오전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는 불참했다.
이 대표는 “(전 전 대통령이 정치를 잘했다는) 그 인식에도 다소 동의할 수 없다”며 “앞으로 저희 당에서 정치를 하는 분들은 특히 호남과 관련된 발언을 할 때 최대한 고민을 해서 발언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인은 본인의 발언에 대해 항상 책임을 지고 평가를 받는 위치에 있다”며 “역사의 정설과 다른 의견들이 당의 기본 정책이나 핵심 가치에 반영되는 일이 없도록 정확하게 선을 긋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전두환 발언’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윤 후보는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이날 청년공약 발표 자리에서 “제 발언은 5공화국 정권을 옹호하거나 찬양한 게 결코 아니다. 각 분야에 널리 전문가를 발굴해서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 정치를 하겠단 뜻”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를 두둔하는 발언이 당 지도부에서 나오기도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에서 “전두환 시절에는 하다못해 군사정권이라 경제 모른다고 해서 경제 정책만큼은 최고 일류에게 맡겼다”며 “오늘날 부동산·원전정책 두 가지만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어도 전두환에게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당은 “광주를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며 윤 후보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윤 후보는 그 시절 그 정치가 정녕 옳았다고 생각하는가”라며 “전두환 찬양에 진심인 윤 후보와 이를 감싸는 국민의힘, 독재의 후예들에게 이 나라를 다시 맡겨선 안된다는 결의를 다시 한 번 다진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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