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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의문 풀려가는 '생수병 미스터리'···'미제의 벽' 넘을 수 있을까

생수 마시고 쓰러진 직원 혈액에서 독성물질 검출

용의자 집에서 발견된 것과 같아…풀려가는 실마리

2012년 '비빔밥 사건' 등 미제 남은 독극물 사건 多

범행 과정·동기 밝혀낼 경찰 수사에 관심 모여

/이미지투데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풍력발전회사 직원 2명이 생수를 마시고 의식을 잃은 이른바 '생수병 사건'의 진상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용의자로 입건된 또 다른 직원 강 모씨가 숨진 탓에 범행 동기와 과정이 명확하게 규명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여러 건의 독극물 사망 사건이 미제로 남은 가운데 경찰은 사건의 경위를 밝혀내기 위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생수를 마시고 쓰러진 남성 직원 A씨의 혈액에서 살충제 성분의 독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감정 결과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게 전날(22일) 통보받았다. 앞서 A씨가 마신 생수 용기에서 별다른 약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감정이 나와 혼란이 야기된지 몇 시간 만에 발표된 감정 결과다. 경찰은 생수병에서 약물이 미검출된 이유에 대해 직원들이 쓰러진 후 7시간이 지나 신고가 이뤄졌고, 현장이 보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혈액에서 검출된 독성 물질은 숨진 강씨의 집에서 경찰이 발견한 것과 동일하다.

이로써 지난 며칠간 많은 의문을 야기한 생수병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강씨라는 경찰 판단에 설득력이 더해지는 모양새다. 강씨는 지난 18일 남성 직원 A씨와 여성 직원 B씨가 생수를 마시고 쓰러진 다음 날 회사에 무단결근했다. 경찰이 19일 자택을 찾았을 때 강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강씨의 시신을 부검한 국과수는 약물 중독이 사인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냈다. 별다른 타살 흔적이 없는 것을 감안할 때 경찰은 강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강씨가 휴대폰으로 독극물 관련 논문을 검색한 흔적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은 과제는 강씨의 정확한 범행 과정과 동기를 밝혀내는 일이다. 경찰은 지난 21일 강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했다. 강씨가 이미 숨진 상태라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수 밖에 없는데도 경찰이 강씨를 입건한 것은 강제 수사를 통해 각종 증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강씨의 휴대폰·컴퓨터 사용 기록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은 병원에 이송됐다가 회복한 여성 직원 B씨와 회사 관계자들을 상대로도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들은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관할 지방노동청에도 해당 회사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된 이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채무·치정 관계에 의한 원한, 직장 내 괴롭힘, 갑질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독극물 관련 사망 사건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발생했지만 미제로 남은 경우가 많아 경찰의 이번 사건 수사에 관심이 모인다. 지난 2012년 전남 함평과 2013년 충북 보은에서는 각각 마을회관과 식당에서 독극물이 들어간 비빔밥 등을 먹고 노인들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두 사건 모두 뚜렷한 증거나 용의자가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의 경우 용의자는 빠르게 특정됐지만 이미 사망한데다가, 사무실 내 생수병이 비치돼 있던 장소에 CCTV가 없다는 점 등이 걸림돌이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사건 관련 경위 등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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