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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알럽 공정거래]공기업과 체결한 불리한 특약, 무효 주장 가능할까

법무법인 바른 백광현 변호사





A사는 공공기관인 B공사와 전기기관차를 3년여에 걸쳐 순차적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당초 입찰조건대로 국가계약법상의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제도를 배제하는 ‘특약’을 계약서에 넣었다. 하지만 물가가 상승하자 A사는 B공사에게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증액을 요구했고, B공사는 계약서상 이를 배제하는 특약이 있다는 이유로 A사의 요구를 거부했다. A사는 B공사와 체결한 계약서상 계약금액 조정제도를 배제하는 특약이 약관규제법상 불공정한 약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효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국가나 공기업이 일방 당사자가 되는 계약은 국가 또는 공기업이 사경제의 주체로서 상대방과 대등한 지위에서 체결하는 사법상의 계약으로서 본질적으로 사인간의 계약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법령에 특별한 정함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당사자의 합의에 따라 계약을 체결해야 하고 당사자는 계약의 내용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이행해야 하는 등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을 비롯한 사법의 원리가 원칙적으로 적용된다.

약관규제법상 약관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에 상관없이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이다. 약관규제법상 약관에 해당할 경우 약관규제법이 적용되고, 위 약관상 불공정약관에 해당할 경우 그 내용은 무효가 될 수 있다.



우선 국가계약법에서는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을 조정하도록 규정하면서도 이와 다른 내용으로 체결된 계약의 효력이 무효인지 유효인지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다만 공기업이 일방 당사자가 되는 계약의 성격, 국가계약법상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 규정의 내용과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공기업이 계약상대자와 합의에 기초해 계약당사자 사이에만 효력이 있는 특약을 부가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으며,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상 그러한 특약의 효력을 함부로 무효로 보기는 어렵다.

단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은 효력이 없으며, 여기서 어떠한 특약이 계약상대방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해 무효화하기 위해서는 그 특약이 계약상대자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경우 공기업이 계약상대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해 형평에 어긋나는 특약을 정함으로써 계약상대자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줬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A사가 물가상승 가능성을 예상했을 것이므로 해당 특약이 A사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 기대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고,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제도는 물가가 하락한 경우에는 계약금액을 감액시키는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봤다. 이에 A사는 해당 특약에 의해 계약금액 증액에 대한 기대를 상실하는 반면 계약금액이 감액될 위험에서도 벗어나게 되는 점 등을 이유로 A사와 B공사가 체결한 해당 특약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즉 해당 특약이 약관규제법상 약관에는 해당하지만 불공정약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공기업은 전기·가스·수도·주택 등 여러 분야의 시장에 참여하면서 거래관행과 국민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공공사업의 발주자 또는 공공서비스의 공급자이자 주요 공공시설의 소유자로서 수많은 하도급업체 또는 소비자·임차인들과 공공계약에 따라 거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 또는 공기업 등과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그 계약 내용 중 일부가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약관규제법상 약관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약관에 해당할 경우 사실관계에 따라 불공정약관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해 볼 여지가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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