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지현이 '지리산'에서 흡입력 있는 연기로 시선을 강탈했다.
전지현은 24일 방송된 tvN 주말드라마 ‘지리산’(극본 김은희 / 연출 이응복)에서 지리산 레인저 서이강의 날카로운 카리스마와 친근한 인간미는 물론, 내면의 숨겨진 슬픔까지 표현하며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
서이강은 지리산의 조난자를 구하기 위해 어떠한 위험도 마다치 않는 투철한 사명감의 소유자다. 그는 악천후 속에서도 거침없이 산길을 뛰어다니며 산악 액션을 선보이고, 위기의 순간에도 침착하고 단호하게 행동해 감탄을 불렀다. 전지현은 언제나 흔들림 없는 ‘범접불가’ 포스와 강렬한 낯빛으로 예측 불가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지리산의 이야기에 몰입감을 높였다.
이날 방송에서 할머니의 식당 일을 도와주던 서이강은 마을 제삿날 일을 내팽개치고 레인저 대원들과 술판을 벌이는 이문옥(김영옥)을 보자 불같이 호통치는 ‘현실 손녀’의 면모를 보여줬다. 그러나 늘 단단하기만 하던 그는 문득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로 남모를 아픔을 느껴지게 했다. 마을의 수해 피해 때문에 부모를 잃었던 그녀가 어두운 표정으로 가슴 한 켠에 간직해왔던 쓸쓸함과 슬픔을 드러낸 것.
전지현의 디테일한 연기는 극의 곳곳에서 빛을 발하며 서이강의 서사에 더욱 빠져들게 했다. 그는 수색 과정에서 갖은 단서를 예리하게 파고들며 냉철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힘겹게 찾아다니던 조난자의 유골을 발견한 순간에는 슬픔을 애써 억누르는 표정으로 죽음의 곁에서 일하는 레인저의 고충을 생생하게 와 닿게 했다.
전지현은 온도 차 가득한 어조와 ‘츤데레’ 같은 매력으로 미워할 수 없는 서이강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그는 후배 강현조(주지훈)가 비탈길에 구르고 다쳐도 무심하게 대응하며 차가운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그의 말을 천연덕스럽게 맞받아치며 웃음을 자아내는가 하면, 지명수배자에게 속아 산속에서 위험에 처한 강현조를 터프하게 구해내며 통쾌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흥미진진한 선후배 케미가 발휘되는 와중 강현조는 무의식처럼 조난자의 위치가 보인다는 말로 그녀를 혼란스럽게 했고, 그의 증언들이 맞아떨어지자 서이강의 태도가 점차 무게감 있게 변해갔다.
3년이 흘러 서이강은 강현조가 과거에 산속에서 발견했다던 수상한 노란 리본을 해동분소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두 사람은 3년 전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인해 크게 부상을 입은 상황. 온몸이 얼어붙은 채 충격에 빠진 그는 베일에 가려진 지리산의 비밀스러운 존재와, 해동분소가 관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음을 암시했다. 전지현은 순식간에 심연처럼 깊어지는 눈빛으로 내면 변화를 드러내며 서이강의 앞날을 더욱 궁금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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