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수류탄을 온 몸으로 막아내며 동료들을 구한 전직 미국 해병대원이 별세했다. 그는 당시 살아 남아 미군 최고의 명예훈장을 받았다.
2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한국전 참전 용사인 전 해병대원 듀언 듀이가 지난 11일 플로리다주 한 요양원에서 89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듀이는 만 20세이던 1952년 4월 한국전쟁에 참여해 판문점 근처에서 중공군과 대치중이었다. 격렬한 전투 중 왼쪽 발뒤꿈치 쪽에 터진 수류탄에 부상해 부대로 복귀한 뒤 동료들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때 또 다른 수류탄이 굴러 들어왔다. 듀이는 처음에는 이 수류탄을 던져버릴까 했지만 곧 멀리 보내지 못할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자 그는 주변에 경고 신호를 보낸 뒤, 온 몸으로 수류탄을 덮어버렸다. 그는 크게 다쳤으나 병원으로 이송돼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전투 중 부상병에게 주는 '퍼플 하트' 훈장을 받은 듀이는 군 병원에서 4개월을 보내며 치료를 받았다. 그때 듀이는 미국에 아내와 갓난아기를 두고 있었다. 이 딸은 듀이가 한국전에 참전한 이후 태어났다.
듀이는 1952년 10월 미국으로 돌아와 전역했다. 1953년 2월 백악관에서 당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서 군 최고의 훈장인 명예훈장을 받았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수류탄이 우리 중 한 명에게 떨어졌다면 몸이 산산조각이 됐을 것이다. 당신은 강철같은 몸을 가진 게 틀림없다"고 말했다. 한국전에 참전했다가 명예훈장을 받은 참전 용사 중 생존자는 3명이라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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