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를 위한 주택이지만 ‘좋은 집’으로 존재하고 싶습니다.”
‘모아쌓은집’은 서울 중구 신당동에 자리 잡은 공동주택이다. 건축주는 임대를 위한 주택이면서 본인도 거주할 수 있는 집을 만들고자 했다. 비록 임대를 위한 집이지만 건축주는 획일적이지 않고 살기 좋은 아늑한 보금자리를 만들고자 했다. 건축가에게도 그렇게 요청했다.
대지는 재래시장 재정비촉진지구에 면한 두 필지에 있었다. 근처에서 추진 중인 주상복합시설에서 ‘땅을 팔라’고 했지만, 오래 보유했던 땅을 파는 대신 ‘좋은 집’을 짓기로 했다. 1인 주거공간 약 12가구, 2인 이상 거주할 수 있는 소형주거공간 6가구, 그리고 근린생활시설 일부와 건축주 가족의 집을 지을 수 있는 공간이 나왔다. 1층은 근린생활시설, 최상층은 건축주 가족이 자리 잡았다.
건축가는 설계 과정에 앞서 ‘동일한 복제, 병치 구성을 피할 것’, ‘공동 사용 공간의 건축적 수준을 높일 것’ 등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대부분 소형 임대주택은 같은 구성과 평면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곳의 주거 유닛들은 하나도 같은 형태가 없다. 테라스가 있는 집, 다양하게 절개된 입면을 가진 집, 여유 있는 내부 수납공간을 가진 집, 알파룸이 제공되는 집, 노출콘크리트 벽면이 연출되는 집 등 모두 개성을 품었다.
공용공간 또한 섬세하게 설계됐다. 각 층별로 보일러실, 실외기실 등 가구 내부에 들어오면 시끄럽고 낭비되는 공간을 공용부로 뺐다. 옥상은 정원처럼 꾸며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는데, 엘리베이터를 옥상까지 운행하도록 해 공용공간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소규모 공동주택의 고질적 문제인 주차공간 해결을 위해서는 리프트식 기계식주차를 도입했다.
이렇게 다양하게 구성된 집들은 각자 최적의 환경을 위한 자리에 배치됐고, 단순하게 쌓아 올려졌다. ‘모아 쌓은 집’이라는 이름은 이렇게 나왔다. 외관은 이 같은 콘셉트에 어울리도록 적벽돌과 콘크리트 노출을 조합했다. 주택에 가장 친숙한 재료들이다. 태생적으로 쌓아서 구축하는 벽돌의 성질을 응용하고, 각 층별로 얇은 콘크리트 띠를 내밀어 벽돌을 받쳤다. 건축가는 “쌓아 올려지며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는 적별돌의 모습은 켜켜이 쌓여가는 우리네 삶의 모습과도 닮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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