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이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원장은 피해 신고 이후에도 혐의를 부인했으며 학부모들이 아동을 집단퇴소 시킬 때 까지 계속 어린이집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 경찰청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해운대구 모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 A씨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5월 말 원장이 아동학대를 했다는 고소장을 한 학부모로부터 받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당초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학부모에게 '원장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사실을 알렸고, 학부모들은 곧바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인해 경찰에 원장을 고소했다.
지난 5월 최초 피해 신고가 있고 나서 지금까지 피해 아동은 4명으로 늘어났다. 학부모들은 CCTV 확인 결과 원장이 김이 나는 뜨거운 컵을 아이 입술에 대거나 신체를 여러 차례 때리는 등 원생에게 신체·정서적 학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아동들도 CCTV가 없는 원장실에서 머리를 맞았다는 공통적인 진술하고 있다고 피해 학부모들은 전했다.
학부모들은 원장이 CCTV 밖으로 아동을 끌고 가는 장면이 다수 있고 고의로 영상이 삭제된 정황이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해운대구청 아동보호팀은 경찰 수사와 별개로 피해자 진술과 CCTV 영상 분석 등 자체 조사를 벌여 신고 3달 만인 지난 8월 26일 원장이 아동을 학대한 사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해운대구는 현재 문을 닫은 해당 어린이집의 위탁운영자를 변경한 뒤 재개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관할구청이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해 피해 신고 후에도 원장과 아동의 분리 조처가 되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한 피해 아동 학부모는 "최초 피해 신고 이후 결정적인 학대 증거가 있음에도 구청이 원장과 아동을 분리하지 않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결국 학부모들이 집단퇴소를 결심했고 그제야 어린이집이 문을 닫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한 뒤 원장 A씨를 검찰에 송치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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