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포함한 7박 9일 간의 유럽 순방 일정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로마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29일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면담한다. 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은 2018년 10월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의 방북 제안에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도 교황에게 방북을 재차 부탁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교황청 방문에는 이례적으로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동행한다.
다만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 봉쇄 조치를 이어가는 상황이라 실제 방북 성사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G20 정상회의 직전 교황을 지렛대로 각국 정상들에게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목적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기본적으로 북한과 바티칸 교황청 사이의 외교 문제”라며 “그런 문제에 우리 소망이 있다고 해서 직접 관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한발짝 진전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국제 사회의 관심이 환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30일부터 이틀간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회복·재건을 위한 국제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음 달 1~2일에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한다. 여기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어 헝가리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해 2019년 발생한 헝가리 선박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헝가리로 구성된 유럽 내 지역 협의체인 비세그라드 그룹 정상회의 일정 등을 소화한 뒤 다음 달 5일 귀국한다.
순방 기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깜짝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이는 지난 5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면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을 더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있다. 박 수석은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조율하고 협의해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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