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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용] 코로나도 기후변화 탓이었어?





지난 여름 폭염, 다들 생생하게 기억하시죠? 그 열기를 떠올려보면 기후 변화가 아니라 기후 위기, 기후 비상이라는 말이 정말 딱 맞는 것 같아요. 이렇게 중요한 기후 위기, 문제는 너무 어렵다는 것. 그래서 지구용레터가 이 분을 만나고 왔어요. 최근 <2도가 오르기 전에>라는 제목으로 일반인을 위한 기후 교양 서적을 출판하신 남성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님이에요. 남 교수님은 남극, 태평양 등 세계 각지 바다를 무려 60회 이상 탐사하셨고, 60여 편의 국제학술논문을 발표하신 전문가 of 전문가에요. 그동안 기후 변화에 품었던 여러 의문들, 남 교수님과 함께 시원하게 풀어볼까요?

Q. 반갑습니다 교수님! 기후 위기가 심각한 문제라는데 가끔 외신을 보면 기후 위기가 과장됐다는 연구도 심심치 않게 나오더라고요? 지금이 간빙기라서 기온이 올라가는 건 자연스런 현상이다, 뭐 이런 논리인거 같은데. 기후 위기 정말로 온 거 맞...죠?


A. 그런 논리는 데이터가 불충분하고 불명확했던 기후 연구 초기에 있었던 주장이고요. 지금은 90% 이상의 과학자들이 기후 위기는 분명 도래했으며, 그것도 인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데 동의하고 있어요. 지금처럼 100년 만에 1도가 올라가는 사태는 지구 역사상 처음 벌어진 일이에요.

Q. 기후 위기와 관련해 연구가 굉장히 많잖아요. 이름부터 어려운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보고서 같은거요. 전문적이고 분량도 많아 어려운데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야 하나요?


A. 기후 관련 연구가 많이 어렵긴 하죠? IPCC 보고서에서 모든 사람이 꼭 알아야 할 수치는 딱 하나, '1.09도'에요. 산업혁명 당시에 비해 현재 온도가 1.09도 올랐다는 거죠. 여기에 한 가지 더하자면 '1.5도'를 기억해주세요. 산업혁명 당시 대비 온도가 1.5도 더 오르면 기후 위기를 막으려 해도 더 이상 손 쓸 방법이 없다는 의미에요. 이미 1.09도가 올랐으니 이제 0.41도 밖에 안남은 거죠.

Q. 1~2도가 정말 그렇게 심각한 변화인가요? 물론 심각한 거겠지만 솔직히 체감이 잘 안돼요.


A. 여름과 겨울 온도 차이가 50도 넘게 벌어지는 우리나라에선 1~2도 기후 변화가 체감이 잘 안될 수 있죠. '온난화'라는 단어에 익숙해져서 기후 변화가 오면 단순히 지구가 더워지는 걸로 느껴지는 점도 있고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온난화 때문에 역대급 한파도 찾아오잖아요? 그 1~2도 기온 상승으로 인해 지구의 기후 시스템이 깨져버렸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올 여름, 겨울 기온이 1~2도 오른다 하는 그런 수준이 아니라, 폭염과 한파, 홍수와 폭설, 가뭄 같은 기상 이변이 상시화되는 거죠.

Q. 지역별로 기후 위기의 영향이 더 심한 곳이 있고 덜한 곳도 있다던데 한국은 어때요?


A.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기후 변화 영향이 큰 지역이에요. 바다가 많은 남반구보다는 북반구가, 녹지가 많은 곳보다는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지역이 기후 변화 영향이 큰데 우리나라는 두가지에 모두 해당되거든요. 이미 다양한 이상 기후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죠? 지난해 여름만 해도 태풍이 3개나 왔잖아요. 그렇게 많은 태풍이 연이어 온 적은 없었어요. 오늘도(8일) 비가 오는데, 가을이 청명해야지 이렇게 장마처럼 계속 비가 오는 건 이상한 일이에요. 이게 다 기후 변화 때문인 거죠.

Q. 기후 위기로 날씨가 바뀌는 것 말고 또 어떤 예상치 못한 변화들이 일어날까요?


A. 사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도 많은 기후학자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경고했던 일이에요. 기후가 바뀌면 야생 동식물의 서식 환경이 바뀌면서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이동해야 해요. 이 과정에서 인간의 거주지를 경유하면서 신종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높아져요. 기후변화로 팬데믹은 앞으로 더 자주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Q. 기후 위기를 막으려면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잖아요. 최근 정부에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40% 줄인다고 밝혔어요.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닌데 과연 달성할 수 있을까요?


A. 지금은 가능한지 아닌지 따질 게 아니라 무조건 40%를 줄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경제적인 걸 좀 포기하고 비용이 들더라도 반드시 줄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 멸종으로 가는 거니까요. 우리나라 탄소 배출량이 세계 6위에요. 국가 규모에 비해 정말 높죠. 저는 정책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 발표가 이렇다 저렇다 쉽게 평가를 할 순 없지만 일단 우리 사회도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쪽으로 바뀌었다는 건 고무적인 것 같아요. 관건은 어떻게 줄일 건지인데. 결국 탄소 배출량이 많은 에너지 부문에서 감축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비용이 들어도 대체 에너지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여야죠. 20세기는 경제 성장이 지상 목표였다면 21세기는 기후 변화를 막는 것을 1순위에 놓아야 합니다.

Q. 한 사람이 채식을 하고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게 기후 위기를 막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워낙 거대한 문제다 보니 개인으로서 무력감이 느껴질 때가 많아요.


A. 기후 위기에 미온적이었던 국제 사회 분위기를 그레타 툰베리라는 한 개인이 바꿨듯,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동이 기후 위기를 악화시킬 수도, 막을 수도 있습니다. 알고 보면 쓰레기를 줄이는 것, 특히 플라스틱을 줄이는 행동은 기후 위기에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바다, 갯벌, 플랑크톤이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사실 아셨나요? 미세플라스틱이 바다에 흘러들어가면 플랑크톤이 살기 힘든 환경이 됩니다. 그럼 탄소 흡수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고 이게 기후 변화로 직결되죠. 한 사람이 고기를 덜 먹는 것, 종이를 아껴 써서 나무를 덜 베는 것 모두 기후 변화를 막는데 도움이 분명히, 확실히 돼요.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게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하다는 것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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