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31일 경쟁 주자들에게 대장동 개발 사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원팀’ 대응을 하자며 도보 시위를 제안했다가 모두 거절 당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원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본경선 마지막 합동토론회에서 “(후보들이) 이재명이라는 실체와 정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할 모든 공작에 대해 너무 한가한 것 같아서 통탄스럽다”며 “오늘 토론이 끝나고 대장동에서 청와대까지 두 발로 걸으며 일인시위를 할 것인데 같이 하면 어떠한가”라고 제안했다.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다 함께 정조준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이들 주자들은 갑작스러운 제안에 모두 곤혹스러워 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저는 11월 4일까지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며 “경선 선거 운동을 하러 다녀야 한다. 경선이 끝나고 난 뒤에 원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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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저도 내일부터 일정이 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대신) 대선 후보가 되면 청와대 앞에 멍석을 깔아 놓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특검을 받으라고 시위해서 관철시키겠다”고 응수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역시 “글쎄, 한번 생각해보자”라며 “대장동에서 청와대까지 가신다고 했는데 그게 얼마나 대장동 사건을 특검으로 끌고 가는데 효과적인 것인지…”라며 말을 흐렸다. 원 후보가 “대장동을 이재명의 무덤으로 만들 준비가 다 됐다”고 재차 언급하자 윤 후보는 “내일 가시는데 제가 일정을 바꾸면서까지…”라며 완곡히 거절했다.
원 후보는 “그동안 내부싸움에만 몰두하는 게 통탄스러웠다”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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