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들이 질주하고 있는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사고를 내고 도주한 운전자가 "초보운전이라 멈출 수 없었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는 사연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속도로에서 뺑소니를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해당 사고의 피해자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사고는 이날 오후 4시15분쯤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 방향 청주 분기점 부근에서 벌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A씨는 "3차선에 있던 가해 차가 차선을 변경하다가 2차선에서 정상 주행 중인 제 차의 보조석 후미 쪽을 추돌한 뒤 1차선으로 도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가 공개한 블랙박스(운행기록장치) 영상에 따르면 가해 차량은 3차선에서 2차선으로 차선을 갑자기 바꾸는 과정에서 A씨의 차를 들이박았다. 사고를 낸 차량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1차선으로 이동해 빠르게 도주한다.
A씨는 이어 "사고 당시 잠시 정신을 잃었다. 기억나는 것은 몇 번의 충돌이 있었던 것 같은데, 뒤차 블랙박스 영상을 보니 가해 차는 브레이크는커녕 오히려 액셀을 밟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1차로까지 내 차가 밀려났었는데 본능에 따라 2차 사고를 피하려고 2차선으로 복귀한 것 같지만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도 적었다.
아울러 A씨는 "사고 직후 뒷차 여성 운전자분께서 도움을 주신 것밖에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가해자는 도주했지만 파손된 번호판을 발견해 사고 3시간 만에 해당 차 보험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덧붙여 A씨는 "운전자는 여성이고, 초보운전이라 멈추질 못했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가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볼 수 없어서 믿음이 가질 않는다. 여성 운전자에 동승자는 남성분이다. 음주 측정 결과 여성분은 안 나오고 남성분은 단속 수치 미달 나왔다"고 했다.
이와 함께 A씨는 "(보험사 측에서) 블랙박스 전방, 후방으로 운전자 바꿔치기했나 확인했는데 그런 정황은 없다고 한다"면서 "실내에서 바꿔치기했다면 모를 일이다. 초보운전인 여성분께 남성분이 세우라고 안 했을까? 참 아이러니하다"고 의문점을 드러냈다.
또한 A씨는 "증거가 없으니 음주 여부야 그렇다 쳐도, 교통사고 후 구호 조치를 안 하고 그 현장을 떠났을 시 뺑소니로 알고 있다"며 "외형상 큰 사고는 아닌 것 같지만 사고 당시 정신을 잠시 잃었으며 두통, 구토, 어지러움 등 많이 아픈 상태"라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절대 봐주면 안된다", "뺑소니로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초보는 브레이크를 밟을 줄 모르나" 등 가해 차량 운전자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tyxx@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