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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나치·여혐…왜 '극단'에 빠져드는가[책꽂이]

■한낮의 어둠

율리아 에브너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급진 우파그룹인 네오나치의 일원이 되려면 ‘백인’이어야만 한다. 블론드 가발을 쓰고 만난 백인민족주의자들은 신입에게 ‘빨간 약(red pill)’을 먹이려 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빌려온 비유적 명칭인 ‘빨간약’은 극우 이념에 빠져 들고 급진화하게 만드는 정보들을 뜻하는데, 이민자 범죄에 대한 허위통계부터 ‘홀로코스트는 일어난 적 없다’는 내용까지 아우른다. 극단적인 여성 혐오운동을 펼치는 ‘트레드 와이브즈(전통적인 아내들)’는 여성으로만 이뤄져 있는데 끊임없이 남성 중심의 삶과 가치관이 옳다고 세뇌 시킨다.

런던 전략대화연구소 연구원인 저자는 백인 인종주의자, 여성 혐오주의자, 기독교 근본주의자, 이슬람 지하디스트, 음모론자로 각각 구성된 세계극단주의 단체 10여 곳에 직접 잠입했다. 30세 저자의 생생한 잠입기인 책은 극단주의가 어떻게 사람들을 사로잡고, 교육하며 그들의 극단적인 가치관을 어떤 방식으로 행동으로 이끄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오늘날 극단주의자들은 SNS를 이용해 모집 캠페인을 벌이고, 실시간 음성 채팅으로 가입자를 심사하거나 비밀 채팅 방을 활용하기도 한다. 자신들이 벌이는 극단적 행동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가 하면, 청년층의 문화와 게임 용어를 익혀 온라인 커뮤니티에 파고들며 ‘선전’에 이용한다. 반(反)이성적인 극단주의는 새로운 시대에 맞춰 진화한 셈이고, 모든 극단주의 리더들은 구성원에게 소속감과 안정감을 주입하며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도록 회원들을 독려한다. 저자는 “책의 목표는 디지털 극단주의 운동의 사회적 차원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극단주의에 대응하는 기술과 법의 변화가 필요하며 이를 주도하는 정책 입안자의 인식 전환이 절실함을 강조한다.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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