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들이 평일 일과 중에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4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1일부터 육군 15사단 소속 기간병과 훈련병 총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일과 중 휴대전화 사용' 1차 시범운영에 착수했다. 시범운영 기간은 내년 2월 초까지다.
대상자별로 보면 기간병은 '24시간 허용', '평일 오전 점호~일과 개시 전(9시)', '평일 오전 점호~오후 9시(훈련 시엔 통제)'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 중이다. 병사는 평일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평일 일과 후(18:00~21:00)와 주말(08:30~21:00)로 정해져 있는데, 이를 '일과 중'으로 확대해도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기 위함이다.
현재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금지된 훈련병이 시범운용 대상에 포함됐다. 15사단 훈련병들은 '코로나19 시국 고려 입소 첫 주만 평일 30분, 토·일 1시간씩', '1~5주차 평일 30분, 토·일 1시간씩' 등 2개 그룹으로 나뉘었다. 시범 운용 결과에 따라 훈련병의 휴대전화 사용도 전면 금지에서 일부 완화될지 주목된다.
이번 조처는 지난달 활동이 종료된 병영문화 개선 기구인 민·관·군 합동위에서 '가족 및 사회와 소통하고 자기 개발 여건 보장을 위한 휴대전화 사용정책 개선 검토'를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합동위는 당시 국방부에 "충분한 시범운용을 통해 병 휴대전화 사용 시간 확대의 순기능·역기능을 분석 후 '전면 시행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라"고 제안했다.
실제 작년부터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허용됐지만, 일률적인 사용시간 규제 등으로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간부의 경우 작전임무 수행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영내에서 휴대전화 사용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병사만 사용시간에 제한을 두는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는 견해도 있다. 아울러 훈련병 등 양성교육기간 중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과도한 기본권 제약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휴대전화 사용제한을 완화하는데 따른 보안사고와 임무 수행 차질 등에 대한 우려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1차 시범운용 기간 다방면으로 장단점을 확인한 뒤 그 결과를 종합해 내년 3~6월 2차 시범 운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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